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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2017 미국레지던시

WEEK 9 크랜브룩

DAY 60

월요일부터 잠을 잘못잤나 허리가 아프더니만, 어제는 아예 아파서 잠을 못잤다. 바닥에서 자서 너무 딱딱한가 해서 소파로 옮겨서 자고, 허리를 못펴고 자고 웅크려서 옆으로 자면서 한시간씩 깨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허리가 무너져 내리는 느낌…. 오늘은 운동이고 뭐고 집에서 일을 해야했다. 

 

뚱뚱이가 되어가고 있어서 운동을 해야하는데 걱정이 태산이다. 몸도 그렇고 눈두덩이에 무슨 피부염같은 생기고 더이상 아프지는 않은데 완전 말라? 쪼글쪼글 할머니가 되었다. 한국에 가면 피부과부터 가야지.. 운동도 바로 등록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비자카드 엑스트라 광고를 찍는 다는 . 저번에 싱가포르에 가서 찍었던 광고에 싱가포르 에어라인이 한국, 싱가폴 공항이랑 비행기 안의 모습이 필요하다고 해서 모습 그대로 찍어야 한다고 한다. 세상에 나는 미국에 와서 어메리칸 사이즈^^ 되어가고 있는데.. 얼굴이 이래서 어쩌나 정말 큰일이다. 아직 시간이 있을테니 기도하면서 몸을 만들어야겠다.

 

나에게 이런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정말 감사하다.

예전에 한국에서의 김선애를 기억하는 사람은 내가 지금은 완전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고 깜짝놀라곤 한다. 나는 완전 다른 사람이 되었다. 성격도 그렇고, 생각하는 것도 그렇고. 나도 계속 한국에 살면서 있었다면 정말 우물 안의 개구리로 살면서 내가 개구리인 지도 모르고 살았을 같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목마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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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 있을 60세가 넘어서도 정말 새로운 작업을 꾸준하게 발표하는 RCA 선생님들을 보면서 나도 60살이 되더라도 저렇게 열심히 작업하고, 새로운 컴퓨터 프로그램 배우고, 시대를 따라가면서도 글도 쓰고 책도 내야지하고 생각했다. 그분들은 영국 도예계를 든든하게 이끄면서도 후학 양성을 위해 정말 목숨을 받쳐서 교육하시는 모습을 보았다. 물론 훨씬 잘나가는제자들도 얼마나 많은지. 그리고 제자들을 동등한 관계로 대해주신다. 권위는 있지만 권위주의는 없었다.


 



 

 

DAY 61 

 

애크론에서 현재 조교수로 일하고 있는 드류는 크랜브룩이란 학교를 나왔다. 크랜브룩은 미시간 주의 디트로이트 근처의 브룸필드라는 옆에 있는데 애크론에서는 3시간 정도 걸린다.

 

 

크랜브룩은 내가 이해하기로는 미국 내에서 도자기 학과로 2 정도 랭크되어 있는 학교인데 드류는 자기는 크랜브룩이 RCA하고 동급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한다 ㅎㅎㅎㅎ  RCA 지난 3 동안 계속 월드랭킹 1위란다 친구 ㅋㅋㅋㅋㅋ

 

그러면서 미국이라 스튜디오도 넓고 어쩌고 저쩌고 자랑을 하는데 그냥 자랑하게 내버려 두었다. 자신이 졸업한 학교에 대한 자부심도 있어서 좋아보이고, 일부러 나도 챙겨서 졸전에 데려갔는데 정도야 내가 이해해줘야지 ㅎㅎㅎ 하면서 괜한 허세도 속으로 부려본다.

 

 

사실 학교를 어디 다녔니, 내가 스펙이 어쩌니 하는 것은 삶의 스토리 안에 아무것도 아니다. 사람들은 모두 스펙을 초월한 자신만의 독특한 스토리가 있다. 그리고 안에 어마어마한 힘이 있다. 인맥보다는 실력이 중요하고, 실력보다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크랜브룩에서 졸업 전시를 하는데 동기를 비롯하여 친한 친구들이 많이 모인다고 나도 따라가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당연히 YES이지 하면서 드류가 운전하는 뒷좌석에서 꾸벅꾸벅 졸면서 따라갔다.

 

같이 RCA 도예 유리과에서 공부한 마리라는 친구가 보다 학년 위에 있었다. 마리랑 결혼한 남편이 안더스라고 이제는 전세계에서 유명한 도예가인데, 그분도 내가 RCA 들어가기 전에  그곳에서 공부했다. 안더스가 9년동안 크랜브룩에서 도예가 토니 햅번 교수님을 이어 계속 학과장으로 근무했는데 이제는 그만 교수직을 내려놓고 풀타임 아티스트로 활동하신단다. 그래서 그동안 가르침을 받았던 학생들이 대거 이번 졸업전시회에 참석도 하고 안더스와 마리네 집에 초대받아서 파티를 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나도 런던에서 항상 둘을 보아왔지만, 친한 사이는 아니었고 그동안 9 정도 연락을 안했기 때문에 서먹할 같았다.

 

크랜브룩 대학교 바로 호텔에 자리를 잡고 금요일 밤에 먼저 안더스와 마리 집에서 Happy Hour라고 저녁먹기 전에 간단한 음료와 술을 먹을 있게 준비한다고 해서 들렸다. 6-7시까지 있다가 다같이 학교로 왔는데 크랜브룩은 과의 교수님들에게 캠퍼스 내에 있는 아름다운 집을 제공해 주고 살게 해준다. 그래서 학교 안에 집이 있기때문에 무척 가깝다. 나는 술을 마시지 않으므로 물만 잔뜩 마시다가 다시 학교로 돌아오니 실기실 안에 어마어마한 디너파티가 준비되어 있었다. 크랜브룩 1학년 학생들이 실기실 한켠에 마련되어 있는 부엌에서 요리한 음식들이었다. 실기실 안에 제대로 부엌이 있는 것도 신기했는데, 이유는 학교 안에 전혀 음식을 곳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오븐에 구운 치킨, 날라가는 현미밥, 새싹 양배추, 그린 샐러드 그리고 포도잎으로 밥솔직히 맛은 그냥 ㅋㅋㅋㅋ 그랬다. 나는 그래도 치킨이 맛있다며 먹었는데, 채식을 하는 주연언니는 불쌍하게 먹을 것이 거의 없었다.

 

밥도 먹고 돌아다니면서 졸업을 하는 2학년 학생들, 그리고 이미 졸업해서 활동하고 있는 동문생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저마다 추억들을 이야기하면서 이것저것 이야기 해주는데, 졸업생 거의 모든 사람들이 결혼을 해서 커플이었다. 세상에나. 영국과는 다른 세계였다. 한참 어린데도 결혼을 하다니.. 내가 너무 유럽식 사고에 젖어있었나 보다.

 

주연언니가 말하길 분들은 크랜브룩 다닐 결혼을 했다고 한다. 내가 RCA다닐 때는 학기 중에 한다는 것은 정말 상상도 못할 일이었는데. 다들 졸업과 동시에 결혼하고 애를 가지고 가정을 꾸리기 시작했다. 어쨌던 보기에 너무 좋았다. 늦게 호텔에 돌아왔다. 침대는 정말 편했고 아프던 허리가 나은 했다. 역시 잠자리가 중요해.



크렌브룩 방문 이야기는 추후 다른 포스팅으로 올릴 예정이다. 



 

DAY 62

 

아침부터 토요일인데 일찍 일어나서 브런치를 먹으러 갔다.

어제 점심으로 일본 식당에서 맛있는 롤을 먹고 사왔던 유부초밥을 아침에 눈뜨자 마자


한지라 배는 안고팠다.

 

드류, 주연언니, , 아리, 일레인, 그리고 이름을 까먹은 친구, 웨이드와 웨이드 여친 쉘리가 모여서 같이 브런치를 먹으로 갔다. 아리는 드류와 동기이고 일레인이라는 대만계 미국 친구는 2014년에 졸업한 드류의 친구이다. 이미 이야기를 들어왔기 때문에 웹사이트까지 보고 왔다. 작업과 인물은 매치가 안되었지만 ㅎㅎㅎㅎ 나도 그런소리 많이 들으니 할말이 없지 ㅋㅋㅋㅋㅋㅋㅋㅋ 안그럴 같은데 엄청 섬세한 한다는 그런말. 내가 . .

 

그리고 오후에는 잠시 호텔에 왔다가 차로 40 정도 걸리는 Eastern Market이라는 곳에 갔다. 드류와 아리의 친구 찰리가일하고 있었다. 건축과를 나온 친구인데 무슨 오래된 건물에 공사를 혼자하고 있었다. 그곳은 디트로이트 지역이었는데 정말 무서웠다. 실제로 디트로이트 시가 파산하고 여기저기 버려진 공장도 많고 범죄가 끊이지 않는 지역이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이지만 주전에 찰리라는 친구는 혼자 일하고 있다가 3명의 흑인이 총을 가지고 다가와서 핸드폰, 지갑, 일하고 있던 도구, 세워놨던 까지 가져갔다고 했다. 아이고 무서워서 어찌 살겠나.

 

그런데 예술가들이 디트로이트에 2 이상 살면 시에서 나오는 기금이 5천만원이라고 한다. 그래서 안더스랑 마리도 각각 받았다고 하니대학교 교수님 월급 받고, 안더스랑 마리는 덴마크 사람이기 때문에 덴마크 정부에서 매년 기금이 천만원씩 나온다. 작품 팔리는 것은 말하면 잔소리. 엄청 돈을 많이 벌겠구나 하면서 가난한 예술가 (나와 드류)끼리 이야기 한다. 부러우면 지는 거다. 자랑스런 한국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