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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TISH CERAMICS/영국에서 도예가로 살아가기

2014 세라믹 아트 런던 & 컬렉트

 







영국에서 소비붐이 일어난 것은 18세기였습니다. 산업 혁명이 일어나면서 경제권을 가지고 있던 남자들 뿐 아니라 특별히 여자들의 소비가 시작된 시기였습니다. 이러한 소비 혁명은 사회 전반적으로 영향 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생활 방식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됩니다. 물론 이러한 소비 혁명은 구매 능력이 되는 부유층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1760년과 70년대에 많은 화려한 집들이 건축되었고 커다란 맨션에 들어갈 가구들과 실내장식 용품들도 집에 맞게 당시 유명했던 칩앤데일(Chippendale), 헤플와잇(Hepplewhite) 그리고 쉐라톤(Sheraton) 같은 유명 가구장인들에게 커미션을 맡기는 시대가 옵니다. [1]

 

도자기는 18세기 유명했던 웨지우드, 첼시, 보우, 워체스터, 더비 같은 공장 제품들이 인기였는데 웨지우드는 런던에 쇼룸(Show room)을 만들어서 부유층 안주인들을 초대합니다. 전시실에서 마음껏 도자기를 감상하고 집에 돌아간 후에 경제력이 있는 남편들에게 이야기해서 구매하게 하는 전략 마케팅을 하면서 사람들은 수집을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소비 혁명이 공예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결과입니다. 그래서 당시에는 새로운 도자기가 론칭되면 사람들이 길을 막으며 줄지어서 사가기도 했습니다. [2] 영국에서 패션 브랜드 H&M이 다른 명품 브랜드와 협력작업 할때 마다 사람들이 새벽부터 줄지어 기다리던 모습을 볼 때마다 18세기에도 새로운 스타일의 도자기를 열정이 이러하지 않았나 생각이 됩니다.

 

19세기 들어오면서 유럽에는 만국 박람회 개최가 유행합니다.

런던에 크리스털 팰리스(Crystal Palace)를 짓고 1851The Great Exhibition을 개최한 영국은 문화 산업의 세계 박람회 개최를 불을 지폈습니다.

 

영국은 이렇게 박람회 문화와 소비문화가 역사적으로 자리 잡고 있는 나라 입니다. 특별히 앞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공예를 포함한 예술 작품에대한 수요도 높았습니다. 이번 달은 이러한 예술에 대한 소비문화가 역사적인 배경으로 가지고 있는 영국에서 개최된 도예 관련 박람회(이하 페어, Fair)에 대하여 나누고자 합니다. 그 중심에는 지난 4월에 개최된 세라믹 아트 런던( Ceramic Art London, 이하 CAL), 5월에 개최된 컬렉트(Collect)가 있습니다.

 

필자가 처음으로 2008년에 영국에 와서 설렜던 순간이 있었다면 바로 이러한 공예 관련 페어를 방문했을 때였습니다. 당시 한국에서도 아트 페어가 큰 성공을 거두고 있었고 크고 작은 공예 페어도 있었지만, 유럽보다는 활성화 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영국에서 경험한 공예 페어 방문은 저에게 세라믹 아티스트로의 가능성을 보여준 경험이었습니다.

 

먼저, CAL은 도예가들이 직접 등록하고 부스(Booth)를 받아서 판매하는 형식의 세라믹 페어 입니다. 매년 약 75명의 작가가 함께 참여하는데 각자 부스를 배정받는데, 특별히 매년 Royal College of Art라는 유럽 최고의 예술과 디자인 교육기관의 갤러리에서 열리는 만큼, 다양한 강의 시리즈도 관람객에게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올해 이벤트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현재 활발히 활동하는 줄리언 스테어(Julian Stair), 할리마 카셀(Halima Cassell) 도예가들의 작품 소개 뿐만 아니라 벽돌 공장과의 콜로보레이션을 소개한 그웬 히니(Gwen Heeney), 중국에서 골드 마크 갤러리( Goldmark Gallery)의 전시를 준비한 짧은 영상을 담은 타케시 요시다, 영국의 스태포드셔 지방의 전통적인Slip Trailing기법을 소개한 파티아 데이비스 (Patia Davis) 등이 있었습니다.

 

CAL에서는 매년 새로 오는 작가를 위해 조금 저렴한 비용으로 부스를 빌려주는 우대를 해주기도 하는데, 올해 새로 참가한 크리스 타일러(Chris Taylor)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도자기 형태를 가지고 물질성, 색과 질감에 주목한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캐서린 몰링(Katharine Morling )작품도 잠깐 소개하고자 합니다. 에디션을 기반으로 작품을 만드는 캐서린은 드로잉을 중점으로 작업합니다. 마치 도자기 작품이 살아있는 드로잉이 되게 하는 작품들은 하얀 도화지 위에 검은  색 물감으로 스케치한 느낌이 됩니다. 이번 CAL에서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크고 작은 오브젝트를 가구와 함께 전시하였습니다.

 


CAL은 대부분이 영국에서 활동하는 작가가 주를 이루어 작품을 선보이는데 한국뿐만 아니라 영국 카디프(Cardiff)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김진위 도예가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김진위 작가는 작품 표면에 나타나는 흔적(mark)과 톤의 다양성이 입체적인 도자기 작품에 응용되었을 때 변화되는 기법을 연구하여 작품에 접목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Cardiff에 방문하였을 때 작가의 작업

 

김진위 작품, Ceramic Art London, 사진 김선애 



CAL에서 또한 주목할 점은 영국 왕립 예술원 학생들의 작품을 전시한다는 것입니다. 학생들은 작은 공간에 스스로 큐레이팅 하여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었고, 6월에 있는 졸업 전시를 위한 기금도 스스로 마련도 하고 있었습니다. 학생 각각 머그컵을 디자인하여 판매하고 있었는데, 모든 수익은 졸업전시 카탈로그 만드는 비용으로 들어간다고 합니다.

 



영국 왕립예술원 학생들 전시 작품, Ceramic Art London, 사진 김선애 



두 번째로 5월에 사치 갤러리(Saatcchi Gallery)에서 열리는 컬렉트는 현대 오브젝트의 인터내셔널 아트 페어( The International Art Fair for Contempoary Objects)라는 이름을 걸고 이루어지는 유럽에서 가장 큰 공예 아트 페어 중 하나입니다. 갤러리들이 중심을 이루는데 영국뿐만아니라 유럽을 중심으로 작년부터는 한국 갤러리들에서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사치 갤러리는 과거에 데미안 허스트와 트레이시 에민 등 YBAs (Young British Artists)을 발굴한 찰스 사치가 세운 런던에서 규모가 있는 유명한 갤러리입니다. 그러므로 사치 갤러리에서 열리는 컬렉트에 참여하는 것에 의미를 두는 작가들도 많습니다.

 

Collect에 참가한 한국 갤러리로는 백자 작품을 주로 하는 신인 작가를 중심으로 선보인 Gallery LVS와 한국 공예 디자인 진흥원 Korea Craft and Design Foundation (KCDF)과 함께한 한국 작가들 작품들도 엿볼 수 있었는데요.

2년 전까지만 해도 유럽 갤러리를 통한 한국 작가들의 참여는 있었지만 이렇게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은 작년부터였습니다. 그에 인해 한국 도예가, 공예가들과 문화가 조금씩 주목받기 시작하였습니다.  

 




Gallery LVS 전시 모습, 사진 이재준

 

컬렉트에서 독특한 점은 갤러리 판매 중심인 컬렉트(Collect)에서 유일하게 아티스트 개인이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공간인 Project Space가 있다는 점입니다. 매년 작가 개인에게 프로포절을 받아서 공간을 다르게 큐레이팅하고 있었습니다.


프로젝트 스페이스( Project Space, Collect) 2014년 전시 모습, 사진 정원석

 


프로젝트 스페이스에서도 한국 공예가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는데요. 특별히 유리 예술가 송민정과 디자이너 메이커(designer-maker) 정원석 작가가 함께 참가한 Wave 작품은 유리에 인터렉티브 메커니즘(Interative Mechanism)을 접목한 디스플레이로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사람이 다가가면 사진에서 보이는 얇은 유리가 사람의 움직임에 따라 갤러리에 작은 물결을 가져다줍니다. 이것은 특별히 유리를 제작할 때 몰드메이킹(mould-making)에서 오는 편차와 유리 소성 할 때 가마 안에서 통제되지만, 또한 예측할 수 없는 요소들을 리듬이 있는 시각 요소로 재해석한 것입니다. 각 유리 패널에 연결된 센서가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흔들리게 함으로 메커니즘의 시각화를 만들었습니다.

 

Wave, Glass, wood, interactive mechanism, 150x150x15 cm (each),  사진 정원석

 

 이번 두 페어를 방문하면서 지난해와 다른 점은 유럽, 영국의 공예 시장도 살펴볼 수 있던 기회였지만 한국 도예와 문화가 점차 많이 알려지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5월에는 V&A (Victoria and Albert Museum)에서 한국을 주제로 이벤트를 열기도 하였고, 저명한 영국의 도예 잡지 Ceramic Review20146,  7월 호의 표지로 Young Korean Artists을 특집으로 다루어 한국의 현대 도예 모습과 7명의 아티스트들을 소개하기도 하였습니다. 역사적인 교류로 이미 유럽에 많은 영향을 미친 중국과 일본 도예 문화뿐만 아니라 영국의 도예 페어에서 새로운 물결이 좋은 영향으로 주고받기 되길 기대해 봅니다.



[1] McKendrick, Neil. The Birth of a Consumer Society : the commercialization of eighteenth-century England, London : Europa, 1982

[2] McKendrick, Neil. The Birth of a Consumer Society : the commercialization of eighteenth-century England, London : Europa, 1982, p.100



www.sunaekim.com


사랑해 주시는 분들 늘 감사합니다.


월간도예 2014년 7월호에 실린 내용입니다.연구하는데 혼심의 힘을 쏟았으므로 마구 퍼가지 말아주세요!

레포트에 카피앤 페이스트 하지 마세요. 지금은 편하겠지만 나중에 힘들어요. 인생 그리 쉬우면 모두가 행복.

허락 안받고 퍼가다 걸리면 바로 연락들어감. 이래봐도 체력이 국력. 도예하려고 근육키우는 여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