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비(Denby)의 스톤웨어(Stoneware)
스톤웨어 병(Stoneware Bottles)을 만드는 도자기 제조사로부터 출발한 덴비(Denby)
도자기 공장은 1809년에 영국 더비셔 지방에서 출발하였습니다. 스톤웨어(stoneware)는 방수성이 있는 흙으로 포셀린 보다는
일반적으로 투명성이 떨어지고 반유리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포셀린 식기가 개발되기 전에
스톤웨어 병을 17세기 부터 독일, 네덜란드로 부터 수입해서
사용했는데, 생활 도자기로 분류되었던 이러한 도자기는 저렴한 가격이었기 때문에 각 가정, 음식점, 술집(Tavern)에서
술, 물, 오일을 담는 병으로 사용되었습니다.[1] 그
전통을 이어받아 현재 영국을 대표하는 브랜드 덴비의 도자기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덴비 도자기 공장 방문센터 사진 http://www.visitderbyshire.co.uk
지금까지 월간도예에서 소개해 드렸던 대부분의 영국 브랜드 도자기 회사들이 본차이나 (Bone China), 포셀린 (Porcelain), 크림웨어(Creamware)를 기반으로 식기를 제작한다면, 덴비는 그중에서도 특이하게 스톤웨어로 생활자기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앞에서 소개드렸던 영국의 스톤웨어 도자기의 역사 이야기에 대해서 이어가고자 합니다. 17세기에 영국으로 수입되었던 스톤웨어 병, 머그컵 등은 때로는 그 기대에 미치지 못했는데 당시 존 드와이트(John Dwight)이란 사람이 풀럼 도자기(Fulham Pottery)공장에서 기술을 발전시켜서 영국에서도 스톤웨어 생활도자기가 많이 생산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보통 스톤웨어 병은 술을 서빙할 때 사용되었는데 특별히 맥주를 저장 할 때 병에서 일어나는 발효과정이 병의 압력을 생기게 도와주었습니다. [2] 덴비가 세워진 19세기에는 소금 유약으로 장식하는 스톤웨어(Salt-glazed stoneware)병이 생산이 되었는데 쨈 병, 술병, 피클을 담아두는 병 등 음식을 담기 위한 테이블웨어 뿐만 아니라 생활에 필요한 잉크병, 담배 박스 등도 제작되었습니다.[3] 덴비공장에서는 소금유약으로 장식된 스톤웨어 병을 1900년도까지 생산하였습니다.[4]
17세기 풀럼 스톤웨어 병, 런던 V&A 소장
필자는 왕립 예술 대학교(Royal College of Art) 석사 공부 시절 교수님들과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과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제가 방문했던 공장과 디자인 스튜디오 내의 모든 사진이 금지되었습니다. 그 대신 특별히 방문이 허락된 디자인 스튜디오에서는 당시에는 영국 패션 브랜드인 몬순(Monsoon)과의 파트너를 맺고 협력 디자인을 진행한 과정을 볼 수 있었습니다.[5] 몬순 홈 컬렉션(Monsoon Home Collection) 테이블 웨어는 덴비의 다른 도자기 라인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덴비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입니다. 덴비는 실질적으로 몬순 컬렉션뿐만 아니라, 쿡 웨어(Cookware), 유리, 요리 도구 등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영국 도자기 브랜드들이 다른 브랜드 혹은 패션 디자이너들과 많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새로운 라인을 생산하는 추세는 지금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덴비 몬순 컬렉션
덴비 공장 투어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바로 덴비 그릇에 사용되는 여러색의 유약을 실험하는 실험실이었습니다. 덴비 도자기는 스톤웨어 바디에 색 유약을 입히는 간결한 디자인으로 유명한데, 자세히 보면 유약이 흘러서 자연스럽게 독특한 색을 내는 유약, 유약 위에 다른 색 유약으로 부분 장식된 디자인도 있습니다. 유약 개발이 덴비 도자기 공장의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실험실에서 끊임없이 실험하여 개발한 유약의 종류만 하더라도 5,000개가 넘습니다. 그럼에도 매일 랩에서는 끊임없이 유약 연구에 몰두한다고 합니다.
덴비 도자기 중 유약 전사지 사용한 부분, 사진 김선애
백화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덴비 도자기, 사진 김선애
덴비 그릇 중에는 여러 색 유약을 부분적으로 함께 사용한 디자인이 있는데 특이하게도 그것은 유약을 직접 바른 것이 아니라 유약의 효과를 내게 하는 유약 전사지였습니다. 독일에서 특별히 제작해서 덴비 테이블 웨어에 사용한다고 합니다. 덴비가 사랑받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유약에 있습니다. 스톤웨어로 튼튼하게 만들어져서 매일 사용하는데 부담감이 없고 공방 도자기로 만든 듯 독특한 마감이 되어있습니다. 이렇게 하나하나 같은 듯 다른 모습의 덴비 도자기들은 모두 더비셔지역에서 만들어지는데 영국의 많은 공장이 중국, 인도네시아 등으로 옮겨갔기 때문에 그 점을 자랑스러워하고 있습니다. [6]
덴비 공장과 영국UWE 대학과의 3D 프린팅 협업 프로젝트. 사진, UWE David Huson 프리젠테이션
덴비 공장 디자인 스튜디오
덴비 공장을 방문하고 나고 몇 년 후에 다시 덴비 공장 디자이너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그곳은 바로 런던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Victoria & Albert Museum)에서 열린 심포지움에서였습니다. ‘새로운 도자기 미래를 향하여 (Towards a New Ceramic Future)’라는 주제 아래 3D 프린팅과 도자 디자인에 관한 발표가 있었습니다.영국 웨스트 잉글랜드 대학교 (University of the West of England)에서는 현재 도자기 3D 프린팅을 심도가 있게 연구하고 있는데, 몇 년 전부터 벌써 덴비 도자기 공장과 함께 그 가능성을 리서치 하고 있었습니다. 도자기 3D 프린팅 프로젝트 중에서도 직접 흙가루를 써서 형태를 바로 만드는 프로세스를 연구하고 있었는데, 프리젠테이션 당시 기술(2012년)로는 간단한 형태의 찻잔이나 컵을 디자인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직접 구워져 나온 도자기를 보고 느껴보니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덴비는 영국인들이 사랑하는 생활 도자기, 테이블 웨어로 이미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브랜드이지만 도자기의 미래를 위한 연구를 끊이지 않는다는 점이 저에게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팩토리 샵, 사진 https://yukakiku.files.wordpress.com/2015/01/1130520.jpg
덴비 공장을 방문하게 되면 방문센터와 공장견학, 공장 아울렛을 동시에 견학할 수 있고 직접 덴비에서 사용하는 스톤웨어 흙을 가지고 작은 개구리 만들기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덴비 방문 센터에서 센터에서 사용하는 스톤웨어 흙과 개구리 만들기 체험, 사진 http://www.mysightnotts.org.uk/uploads/gallery/D213469_a_a.jpg
[4] Denby Heritage, visited 10 March 2015, http://www.denby.co.uk/denby-heritage/200-years-of-denby/page/200_years
www.sunaek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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