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RTIST STORY

도예가의 일기 #1: 나의 1 달란트

집에 오자마자 다리가 풀렸다.

안 그런척 웃고 있었지만 이 사람 뭐지?하고 머리를 한대 띵 맞은 것 같았다. 


그동안 나름 영국과 한국에서 많은 후배들과 친구의 후배, 아는 사람을 건너 아는 사람?들의 포트폴리오를 봐주고 인터뷰를 하고 나름 self-critic을 배워왔다고 생각했었다. 오만은 편견을 가져오고 또 그 편견은 좁은 단편적인 생각들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인데 왜 나는 본질적인 것에 대한 궁금증과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았나 했다.


예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예술가가 왜 되려고 하시나요? 왜 예술을 하려고 하나요.... 그래서 포스트 모더니즘은 뭔데요? 그럼 모더니즘은? .....네?!!? 나도 나름 서양미술사 열심히 공부하고 역사 정말 좋아하는 데 그러한 쓸데없는 자존심이 날라가는 순간.  하하하. 그동안 이러한 질문들은 대학교 교양과목 시간에 수업이 이론수업들을 들으면서 이야기 해왔던 것들. 그럴때마다 교수님들은 이 문제들은 너무나 고차원적인 것이고 컨트로버셜하다는 결론만 내었다. 그때마다 나는 고개만 끄덕이면서 스스로 생각하려고 하지는 않은 것 같다. 그게 구체적으로 언제인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책을 쓰고 있는데...(아직 출판사를 찾은 책도 아니지만서도) 이야기는 주로 스토리텔링으로 가장한 정보전달이다. 하지만 그곳의 도예가로써 나의 시선을 넣었다. 이렇게 책도 내려고 기획하고 있는데....갑자기 내가 도예를 도대체 '사명'이라는 이유로 , 그리고 그 이후로는 깊이 있는 생각을 해 보지 않았다는 생각에 반성을 했다.


사람은 하나님이 아니다. 그래서 항상 부족하고 나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항상 깨어있고 기도해야만 하는 것이다. 요즘 나를 돌아보면 얼마나 하나님의 자녀가 되길 원하였나 하는 생각이 든다. 영국에서 PhD를 중단하고 올 때 부터 나는 요즘 말하는 번아웃 신드롬과 비슷한 무언가에 시달렸다. 너무 열심히 달려온 것이 화근이었다. 그 후에 기도도 열심히 안하고 왠지 하나님께 삐져 있는 어린아이와도 같았다. 엄마가 장난감 안 사주면 울어서 토라진 어린아이처럼.


오늘 만난 디렉터님이 말씀하시길 1달란트 가진 자처럼 악하고 게으른 종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하셨다. 나도 어쩌면 나에게 하나님께서 1달란트 밖에 안주셨다고 징징 울면서 그 값진 달란트를 땅에 꼭꼭 숨겨놓고만 있었나보다. 어서 주의 일에 동참하는 자녀가 되어야겠다. 그리고 생각도 더 많이 해야겠다. 스마트폰, SNS, 인터넷을 가까이 하면서 생각을 덜 하게 되는 것 같다.


이 모든 일들이 나에게는 너무나 재미있다. 생각하는 계기가 되어서 더 즐겁고 공부할 수 있는 주제를 툭! 던져준 것 같아서 감사하다. 때론 답이 바로 보이지 않아서 그 과정을 즐길 수 있거든. 






도예가의 일기는 정보제공의 글이아니라 예술가로써 고민과 일상생활을 일기형식으로 쓰는 포스팅입니다.

개인적인 이야기가 있을 수도 있고 읽으시는 분과 생각이 다를 수도 있으나, 한 사람의 고민과 일상 이야기라고 생각하시고 편안하게 봐주세요~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