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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STORY

도예가의 일기 #2: 행복과 사명

얼마전에 스튜디오에 동네 아주머니가  오셔서 하시는 말씀.

"행복하시겠어요~~~"

갑자기 너무 내게는 큰 단어 '행복'을 듣는 순간

'네??' 라고 말하면서 깜짝놀랐다.

행복이란 단어는 그동안 너무 내게는 고차원적인, 함부로 내 뱉지 못했던 단어가 아니었는지.작가로서의 자칭 힘든 삶을 사는 나에게 작업실을 아기자기하게 이쁘게 꾸며놓아서인지, 겉으로 이쁘게만 보이는 나의 삶과 모습이 그 분에게는 '행복'이라는 단어로 투영되었을까.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친구들이 가끔 하는 말 중에 '그래도 너는 하고 싶은거 하면서 사니 행복하지. 스트레스 덜 받잖아. 힘든 것은 감수해야지' 라는 말이있다. 물론 내 인생과 삶을 너무나 잘 아는 친구들은 함부로 이런 말을 못하지만.


그리고 마지막으로 최근 알게 된 디렉터님. 오늘 문자에 "행복하셔야해요"



나는 얼마나 행복하게 살고 있을까?

꿈을 가지고 비전을 실천한다는 사명으로 나를 하루하루 채찍질 하면서 살아오다가 

하루하루 소소한 행복을 놓치고 있지는 않았을까? 


영국에서 살아가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을까? 엉뚱하게도 오래된 유학생활에서 지치고 힘들었을 때 언니와 형부가 이탈리아에 여행오면서 같이 카프리섬에 가서 휴가를 보낸 것이다. 1년 내내 여름 2주만 반짝 해가 나는 영국 날씨가 지겨워서 태양의 도시가 나에게는 진정 힐링이었나보다.


사람들은 나의 겉 이미지만 보고 쉽게 말하곤 한다. 너는 복받았자나. 너는 감사해야만해.

물론 나도 지금의 내가 있게 해준 하나님께 너무 감사하고 감사하다. 하지만 강요할 수 없는게 바로 행복은 아닐런지. 한국에서 소소하게 가족들과 집밥을 먹으며 웃을 수 있는 한끼의 식사가 내게는 더 행복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길을 가는 이유는 내가 가진 비전이 있고 그분께서 주신 사명이 있기때문이다. 그리고 작가의 삶에서 내가 도예를 해야만 하는 이유는, 반대로 도예를 안하게 되면 하는 것보다 더 힘들기 때문이 아닐까.사실 그 이유는 여전히 찾고 있다. 정의하기가 힘든 주제이다. 하지만 지금은 어쨌던 천국까지 가는 날까지 하고 싶고 사랑하는 도예가 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성경에서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사람을 흙으로 빚으셨다.

하나님도 흙으로 사람을 빚으셨는데, 내가 뭐라고... 나도 같은 재료인 흙을 가지고 하나님의 말씀을 시각화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 감사하게도 이것이 나의 비전이고 사명이다.
하지만 도예는 사명 자체는 아니고 사명을 위한 도구이다.

오랫동안 내가 왜 도예를 하게 되었고 왜 해야하는 가에 대해서 생각해왔다. 기도와 말씀을 읽으면서 주신 뜻은 정리하면 바로 이것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내가 끈임없이 스스로 되새겨야 하는 말이기도 하다. 힘들고 지칠때, 아니,  매일 다시 돌아봐야 하는 하나님과의 대화이기도 하다.


그래서 결론..

내가 행복한가.

그럼 내가 하루하루 어떻게 행복하게 살아야 할까. 나에게 남겨진 큰 숙제.

그리고 이것을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도예가의 일기는 정보제공의 글이 아니라 예술가로써 고민과 일상생활을 일기형식으로 쓰는 포스팅입니다. '개인적인 이야기가 있을 수도 있고 읽으시는 분과 생각이 다를 수도 있으나, 한 사람의 고민과 일상 이야기라고 생각하시고 편안하게 봐주세요~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