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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2017 미국레지던시

The Colour of Akron 미국 레지던시 이야기 DAY 2

Day 2

 

20시간을 잤나보다. 평소에 숙면을 못취한다고 툴툴댔던 나는 정말 이번에 제대로 잤다. 나를 초대한 교수님 집이다. 어디든 춥지않고 머리만 대면 잔다. 하도 이곳저곳 돌아다니다 보니 스스로 적응의 동물이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정말 배고픔이 몰려온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아침을 먹는 습관이 있는데 일어나자 마자 아직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니 난감하였다. 다행히 방에 있던 초콜렛을 발견해서 얼른 먹으니  주연 언니가 얼그레이차를 주었다. 세상다행.

 

이번 레지던시는 애크론 대학교 내의 세라믹과의 교수 한명이 초대했는데 와이프가 한국 사람이어서 분들 집에 머물수 있게 해주었다. 신기하게 한번도 만난 적도 없고 통화만 각각 한번씩 하였다. 건너건너 아는 사람들이 많아서 얽힌 관계이긴 하다. 물론 오기 전에 메세지도 주고 받았는데 왠지 예전부터 친하게 알고 지냈던 사람들처럼 너무 반가웠다. 이번 레지던시가 끝나면 모두 친한 친구들이 되어 있을 것 같이 너무 좋은 사람들이고 그래서 마음이 편하다. 행여나 내가 신혼부부의 삶에 피해나 끼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어제 저녁에 브런치를 먹으러 가자고 해서 따라나섰다. 블루도어 카페라는 곳이라고 한다. 분들도 여기로 이사한지 얼마 안되어 근처를 모르지만 와보았기 때문에 맛있다고 한다. 파란색 문이 인상적인 카페였다. 그래서 블루도어

안에 들어가자 마자 사람 머리만한 크로와상과 데니시 페이스트리 등이 보인다. 세상깜놀. 무슨 크로아상이 보통 크로아상의 2배인가.

역시 남다른 미국의 스케일이다. 정말 맛있어 보인다는 것은 함정. 앞에서 주연언니와 계속 서성거리다가 자리에 앉았다. 셋다 서른이 훌쩍 넘었지만 먹을 앞에서는 아이들.



나는 에그와 베이컨을 시키고 주연언니는 치즈가 크로아상을 시켰는데 맛이 정말 끝내주었다. 영국에서 먹던 그 맛. 내가 좋아하는 아침 스타일이다. 프라이드 에그, 베이컨, 샐러드환상조합이다. 웨이트리스가 계속 커피를 잔에 리필해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플랫화이트가 계속 생각났지만 참았다. 



나는 미국에 와서 커피를 가능하면 안마시기로 했기 때문에 (얼마나 갈지 모르겠지만 ㅋㅋ) 그냥 물을 마셨다. 나중에 주연언니가 커피가 너무 연하다고 해서 살짝 맛만 보았다고나 할까. Well..






집으로 돌아와서 렌트카를 알아보았다.

세상 넘나 비싼 . 한달에 100만원은 있어야 하나보다. 2 정도 머물거니 200이다.

. 모든 생활비 여기에 쓰겠다고 생각하며 렌터카 물가에 후덜덜함을 느꼈다.

한국에서도 자동차 몰기 너무나 힘든데 과연 모든 것이 생소한 이곳에서 해낼수 있을까. 그래도 렌트는 해야겠기에 아깝다 생각하지 않고 나의 작업과 여행에 투자한다고 생각해야겠다. 근데 나는 이번 레지던시에 이만한 돈이 없는데.. 부어주시는 하나님을 믿어야지 내가 있을까.

렌트카가 나의 뒤통수를 때렸지만 그래도 이번주 안에는 결정해야한다.

원래는 기금이 제한적인 이런 레지던시나 전시나 하지 않지만 이번에는 제의를 받고 바로 결정했다. 번도 미국에 와보지 못했지만 당시에는 한국을 무조건 떠나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업을 위한 사색의 시간과 여유가 전혀 없어서 도대체 내가 하는 회의감이 드는 시간이었다. 이상하게도 제의를 받고는 무조건 와야겠구나 싶었다. 한국에서 강의 제안도 있고 일자리 제안도 있었지만, 정중히 거절하고 미국행을 선택했다. 그렇듯 내가 어디를 가려고 하면 많은 유혹들이 생긴다. 너무나 감사한 제안들이었지만 무언가 홀리듯 미국행을 선택하였다. 런던에 있는 스튜디오 매니폴드 친구들이 들으면 기겁할 이야기일 듯하다. 기금없는 레지던시는 절대 가지 않는 우리기에.









나와는 2살차이 밖에 나지만 대학교에 조교수로 있는 드류는 학교로 안내했다. 교수님이지만 이제 친구이기도 하니 그냥 이름을 부르기로 한다. 사실 오늘은 프레지던트 데이라고 휴무라고 한다. 차로 10 걸려 도착한 학교. 학교 투어를 본격적으로 하고 수업이 없는데도 나온 학생들과 테크니션, 교수님들에게 캐주얼하게 소개한다. 학교가 크지는 않지만 그래도 미국은 땅이 넓어서 자리도 넓고 정리되어 있었다. 도예과도 보고 자리도 보았는데, 무슨 자리는 RCA 당시 6명이 쓰던 공간이었다. 역시 스케일. 이것저것 늘어놓고 작업하진 않지만 이것저것 얼른 셀프 프로젝트 하고 싶은 마음에 설렌다. 뼛속 도예가 같으니.










오는 길에 드류가 봐놓은 크로스핏 센터 잠시 체크하고오다가 수퍼마켓도 들려서 이것저것 얼른 샀다. 당장 먹을 것은 있어야 하니 내가 좋아하는 닭가슴살, 야채, 아스파라거스, 계란, 바나나, 사과, 올리브, 우유 등을 골랐다. 운동은 쉬고 3월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하고 느긋하게 보려고 한다. 렌트카도 선택하고 핸드폰도 차근차근히 해결해 나가야지. 한국에서 바빠서 들여다볼 시간이 없었는데 이곳에 오니 갑자기 시간이 많아진 느낌. 이런 여유로움이 도대체 얼마만인지 꿀맛이다.

 

오후에 잠시 다시 집으로 와서 쉬다가 산책을 갔다. 산책 간다고 해서 주변을 그냥 걷나 싶었지만 차로 10여분 달린다. 하핫 여기는 미국이지. 잠깐 착각했다.

1시간 30분을 걷다가 돌아왔다. 농담도 따먹고 자연도 느끼고 자전거 타는 사람도 구경하고, 지나가는 개들도 귀엽다~하다보니 시간이 일찍 간다. 집에 다시 오니 6 30분이다. 갑자기 골아떨어졌다. 저녁 요리해 먹을라고 했는데. 이런.

2시간 잤나보다. 옆에서 자던 고양이가 깨웠다.

매일 기록하겠다고 하던 블로그 일기를 썼다.

다시 시간이다. 쿨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