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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비자카드 x Sun Ae Kim

비자카드 x 김선애 도예가 #4 : Art


비자카드 x 김선애 도예가 #4 : Art



싱가포르에서의 마지막 촬영날이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나 싶기도 하고 그동안 너무나 재미있게 촬영팀과 함께  촬영해서 

아쉬운 마음이 컸다. 이 모든 것이 꿈만 같다. 전문 여행작가들은 이런 기분일까.

여행 후에 글을 써야하는 일이 있겠지만 나는 그냥 이후의 일이 없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ㅎㅎ

 감사한 마음이 내 안에 가득차면서 이번 기회를 계기로 내 삶에 더욱 재미있는 일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 인생에 이런 일이 있을 지 누가 알았을까. 

영국에서 온 후, 엄마는 나보고 자꾸 입도 가리고 웃고 큰 소리로 이야기 하지 말라고 하고 

한국 남자들이 좋아할 만한 성격으로 바꾸라 했었는데..

나는 결혼을 위해 내 자신을 바꾸는 것이 싫었다. 무슨 조선시대 여성상도 아니고. 


그런데 촬영을 하게 된 계기는 off the record로 밝은 성격과 환하게 거짓없이 웃는 

모습에 긍정적 마인드가 잘 나와서라고 들으니..왠지 다행이라고 느껴졌다. 

물론 엄마는 내가 하도 걱정이 되어서 하시는 말인 것을 잘 안다. 




오늘은 예술에 관한 에피소드를 찍을 예정이다. 

콘티를 보니 뮤직 저널리스트를 만난다고 한다. 기대되는 하루이다.






아침에 간 곳은 뮤직 레코드샵이다. 밀레니엄 워크 쇼핑몰에 위치한 곳이다. 

요즘에 다시 레코드 판이 유행이라고 한다. 새로운 레코더 기기도 여러대있다.

런던 노팅힐 게이트 거리에 오래된 레코더 샵들이 있었는데 

최근 문을 닫는 것을 보았다. 항상 세일 중이었던 기억이 난다. 

애호가들의 안타까움이 커질 수록 시대는 더 빠르게 변한다. 






세상에 더워라. 35도쯤 되나보다. 

오늘은 하필 내가 재킷을 입고 나왔다. 나름 코디한 것인데 디렉터가 자기도 이런 재킷을 사려고 했다고 

계속 이야기 한다. ㅎㅎ 사실 우리 언니가 막판에 빌려준 옷이다. 워낙 옷이 없어서 언니와 동생 모두 다 동원해서 옷장을 뒤졌다. 


여벌로 사간 옷은 줄무늬가 있다고 입을 수 없다고 한다. 

내 옷들은 하나같이 무채색, 단색 아니면 땡땡이, 줄무늬인데, 

줄무늬와 땡땡이는 안된다고 하니 그것도... 출국 하루 전에 이메일로 이야기 하다니... 

앜. 언니네 달려가서 완전 다 뒤졌는데 내가 요새 너무 말라서 옷이 안맞았다. 






짠. 이 멋진 티셔츠를 당당하게 입고 온 사람이 Hidzir 히져~라는 친구이다. 유명한 뮤직 저널리스트. 

그가 쓴 글을 몇 개 읽어봤는데 음악에 대해서 다방면으로 글을 쓰는 친구이다. 

하루종일 같이 지내며 촬영을 했다. 


리틀 인디아에서 함께 트리쇼 엉클이란 인력거?같은 바이크를 탔다. 전기 자전거로 되어있는데 

자전거 아저씨가 자전거에 이렇게 사람을 태우고 동네 한바퀴를 돈다. 음악이 나오는 라디오도 켜준다. 

세상 더웠다. ㅎㅎㅎ 그래도 시킨대로 이것저것 둘러본다. 앞의 자전거에는 촬영팀이 뒤로 보고 촬영한다. 

나보다 더 더운 것은 촬영팀. 대단하다. 



날씨, 장소, 시간에 대해 불평불만없이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그들이 너무 멋져보였다. 

이번 여행에서 그랬나 기억은 안나지만, 촬영감독이 한 말이 기억난다. 

사람들이 낮은 가격으로 촬영해줄 수는 없는지 물어보지만 

단칼에 거절한다고 한다. 특별히 사람하고 일할 때는 그 사람을 더 알고 그 사람만의 성격을 끌어내어 작품안에 담는 것이 

자신의 일인데, 낮은 가격에 대충 찍으면 퀄리티가 너무 떨어진다고 한다. 


비자카드 디렉터 또한 내셔널 지오그래피에서 일하던 사진작가인데 

그 사람의 철학도 이 촬영감독과 함께 맞아 떨어지니 계속 함께 일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카메라를 책임지는 친구도 실력이 대단하다. 


지금 (2017년 2월) 비자카드와 영상팀은 평창 올림픽과 관련된 영상 제작으로 한국에 3주나 와 있다. 촬영을 같이하던 팀들이 

페북과 인스타에 실시간으로 올리는 사진을 보니 평창 동계 올림픽 영상이 제대로 나올 것 같다. 










멕시칸 푸드로 점심을 먹었다. 맛있다. 간만에 먹어서 그런지 더 맛있다. 

과카몰리를 직접 만들 수 있게 돌 절구 같은 것을 주는데 신선한 아보카도를 직접 으깨서 여러가지 살사 소스도 넣고 

하니, 더위를 잠시나마 잊게 해준다. 이곳은 하지 레인이라는 싱가포르의 핫 플레이스인데, 

나중에 동생한테 말하니 자기는 여기 무서워서 오지도 않았다고 한다. 

무서운 동네인가. 싱가포르는 여자 혼자도 여행하기에 안전한 도시인데... 


또 라임주스를 마셨다. 시럽 빼고 마시니 정말 어느 해변에 와있는 것 같다. 

이 날 먹은 음식은 정말 잊지 못한다. 맛도 맛이지만 재미있는 촬영팀하고 함께 여서 기분 좋은 점심이다. 











오후에는 컬트 갤러리라는 곳에 갔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약간 기괴한? 작품을 전시하는 곳이었는데 

위층은 아티스트 작업실이 있고 아래에 갤러리가 있다. 음료도 팔고 술도 파는 펍도 있었다. 낮에는 오픈하지 않지만 

특별히 촬영을 위해 문을 열어주었다. 

나중에 영상에 나오지만 여기서 싱글리시 Singlish를 배우는 장면을 촬영했다. 

영상을 보니 난 왜 이리 실실 웃고 있는 것인가. 

곧 영상이 나오면 또 친구들과 나는 손발이 오글거릴테고.... 

하핫 


싱글리시 배우는 장면은 2개의 에피소드로 특별 제작되었는데 

한 장면은 Fish Ball Story에서 그리고 다른 한 장면은 여기서 찍었다. 

에디팅하는 사람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대단하다. 










저녁에는 알리와이 센터라는 곳에서 특이한 퓨전 콘서트를 보러갔다. 나는 개인적으로 오늘의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했는데 

촬영팀은 어땠나 모르겠다. Experimental Music 이라고 해서 전통적인 중국 음악과 현대음악 그리고 시각적 요소가 함께 어울러진 멋진 공연이었다. 현대 도예가인 내가 계속 보고 싶을 정도였으니.. 무언가.. 윌.아이.엠 작품 느낌도 나고 신선했다. 







촬영은 끝났으나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나는 엄청난 목감기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사실 목감기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무슨 말인가 하면, 나는 한국말로 말하면 굉장히 하이톤...영어로 말할 때가 목소리가 더 좋다는 것이다.

스스로 이렇게 느끼고 우리 가족들도 이렇게 느끼니 뭐 사실이겠지. 

그런데 보이스오버를 녹음해야하는데 목이 굉장히 아팠다. 그래도 다행히 내 목소리에 한 톤을 다운시켜줘서  이 또한 감사하다. 

하지만 정말로 영상에 보이스오버된 내 한국말 목소리는 내가 봐도 못들어줄 정도였다. 

간간히 나오는 영어 목소리가 더 자연스러울 정도.. 

정말 다시 녹음하면 안되냐며 ㅜㅜ 목소리 이상하다고 댓글 백만개 달릴 것 같다. 


아이고 ㅜㅜ 








5편을 보이스 오버하려니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오디오 가이 제이슨은 나보고 엄청 잘한다며 

다른 사람들은 최소한 2-3번씩 다시 녹음한다고 한다. 

영어에서 한국어로 번역하고 바로 바로 녹음하려니 정말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 것 맞나 걱정이 앞섰다. 

그래도 열심히 했다. 부자연스러운 것은 어쩔 수 없다. 이제 내 손을 떠났다며 스스로에게 위안을 주었다. 



타릭이 가져온 고기 샌드위치를 먹으니 힘이 난다. 

샌드위치에 이렇게 무슨 스테이크같은 고기가 들어있는 것은 처음보았다. 

반을 먹으니 배불러서 반을 남기고 그 다음날 아침에 먹었다. 









촬영은 끝났지만 나는 몇일 더 싱가포르에 머물기로 했다. 

싱가포르 비엔날레도 마침 있고, 박물관과 미술관을 다 돌아보고 싶었다.

동생이 추천한 곳도 여러군데가 있고, 

싱가포르에서 박사공부를 하는 소라도 만나 교회도 같이가고, 라잘레 대학에 교수도 만나기로 약속해 놓았다. 



저녁에 뒷풀이가 있었는데 

나는 거의 기억이 안난다. 넘나 피곤해서 라임 모히또를 몇 잔 마시고 

눈꺼풀이 계속 잠겨서 아쉽게 살짝 일찍 호텔로 돌아온 것 밖에. 


감사하게도 촬영 회사에서는 무료로 내 비행기를 일주일이나 더 연장해주었다. 후기는 또 올리기로 한다. 

나의 싱가포르 여행기는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