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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2013 레지던시

레지던시 in 덴마크-DAY 6: 장작패기와 슬램볼 마님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스튜디오에 가마를 확인하러 가니, 이 가마가 이상합니다. 아직도 온도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헉..내가 설정한 프로그램에 따르면 벌써 끝나고 온도가 떨어지고 있을 때인데 무슨 문제인가. 1220도에서 10도 올라가는데 두시간은 걸리는 것 같아서 확! 꺼버렸습니다. 다행히 유약은 시유하지 않았으니 흙만 괜찮다면 녹아내릴 염려는 없습니다.

아침을 또 대충 과일로 때우고 스튜디오에서 미뤄 놓았던 드로잉을 시작했습니다. 물론 나에게 있는 거라고는 여기 올때 산 드로잉 북 하나와 펜 뿐입니다. 잉크를 사고 싶었으나 없어서 철물점에 없어서 포기하고 구석에 있던 코발트를 반스푼 물에 타서 대신 잉크처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그대로 종이를 가마에 넣으면 Kiln Selves가 완전 파랗게 변하겠지 하는 생각과 함께... 





내가 완성하고 싶어하는 작품의 분위기에 맞게 드로잉을 해 보았는데 무언가 2퍼센트 부족한 듯, 그러다가 종이를 잘라서 드로잉하려다 마음에 안들어서 그만두고, 주걱에 드로잉도 해 보았는데 마음에 안듭니다. 정말!..... 마음에 차지 않으면 가끔 이상한 짓을 하게 되어서 잠시 접고, Matt과 Bethan이 하는 Smoke Firing을 보러 갔습니다.








나와 Ellie는 내일 가마에서 기물이 나오면 할 것이라서 미리 어떻게 하는지 제대로 봐두려고 하는데 Matt이 나무 장작을 패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가 해보겠다고 했죠. 처음 것은 힘들다고 몇번해보니 이거 완전 재미있습니다. ㅋ 크로스핏 와드 중에 Slam Ball(혹은 Medicine Ball)던지는 것 같아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잘했던 듯 ㅋ 합니다. Matt이 엄청 제 사진을 찍어댑니다. 

아래는 슬램볼하는 모습이고 그 아래는 제가 장작패는 모습입니다. 



사진 출저: http://crossfitsacramento.files.wordpress.com/2008/12/ball-slam.jpg






그래서 오늘은 블로그  포스팅 제목도 '장작패기와 슬램볼 마님'이라고 지었습니다. 제가 즐겨 보는 웹툰 중에 오무라이스 잼잼이라는 웹툰이 있는데 작가가 정말 제목을 맛깔스럽고 재미있게 지으십니다. 유학생활을 더욱 힘들게 하는 웹툰입니다만, 안보신 분들은 정말 강추입니다:) 제목들 중에는 '차계란은 대머리다','매실이라기 보단 짱뚱어 이야기','파란색 수박' 등등이 있네요. 어쨌던 장작을 엄청 혼자 다~패고 1시간 30분 정도를 기다리고 나서 드럼통 뚜껑을 덮었습니다.속에는 제가 장작으로 팬 굴러다니던 사과 16조각과 옆에서 점심 먹던 애들이 흘린 병아리콩 두개도 들어가 있죠. 약간의 연기가 나올 정도로 덮고 밤새 기다렸다 아침에 꺼내면 됩니다! 완전 기대됩니다. 물론 제 작품은 속에 없지만...요.




+ 더하기

숙소와 센터안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 보고 싶어서 셔터를 좀 눌렀네요. 부엌이 정말 인상적 입니다. 다녀간 작가들의 유명한 도자기를 맘대로 막~쓸수 있고요. 매일 고르는 재미가 있어요. 저도 제 작품 쓰기 힘든데( 팔아야 하기 때문에 제가 쓰는 럭셔리 한 짓은 ㅋㅋㅋ 하지 않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을 이렇게 골라서 사용할 수 있다니 정말 흔한 기회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이 부엌을 통째로 가지고 가고 싶네요.



그리고 이렇게 어디를 가나 도자기들이 천지~~~입니다. 그냥 놓여 있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세상에나 제 집도 이렇게 제 작품들로 꾸며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직은 꿈이네요.







x 곱하기

그리고 다른 이야기 이지만 이제 한국에 다음주에 간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왜 이렇게 설레이는지 5살 짜리 꼬마가 솜사탕 먹는 기분입니다. 네이트 온으로 엄마한테 엄마가 해준 김치찌개 너무 먹고 싶다고 문자까지 보내 놓았습니다. 도착은 9월 1일 인데 가서 짐 풀고 자고 나면 그 다음날 오후 4시 정도 되겠죠? 한국 시차 적응은 런던 시차 적응보다 좀 힘들더군요. 그럼 홍대까지 나가서 홍슈스 등록을 하고

그 다음날은 비엔날레 전시 설치를 하러 이천까지 갈 예정입니다.수영도 등록하고 싶은데....어쩔까요? 이것저것 다 포스팅 이제 부터 열심히 할테니 시시콜콜해도 편안하게 제 일기 훔쳐 본다 생각 ㅋ하고 읽어 주세요. 아카데믹한 논문쓰고 항상 글을 너무 dry하게 써서 지쳤어요. 이제 블로그이니 제가 가족에게, 친구에게 편안하게 하는 말투로 쓰렵니다.



오늘도 제 블로그 다녀가시는 분들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