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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2013 레지던시

레지던시 in 덴마크 -DAY 4: 도구 사냥

오늘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어제 저녁 먹다 남은 것으로 아침을 먹고, 수영을 하러 나갔습니다. 같이 온 스튜디오 친구중 한 명은 자전거를 타지 못해서 30분 정도 일찍 나가고 우리는 자전거를 빌려서 바닷가를 향해 나갔습니다. 어제 오신 Paul Scott 아티스트도 같이 동행을 했습니다. 혹시라도 바닷가 가서 사진기라도 잊어버리거나, 완전 높은 자전거 타다가 넘어지기라도 할까봐 사진기를 안가져 가서 사진은 한장도 없네요. 하지만 정말 추운 물 속에서 10여분 정도 수영하다 그냥 모래사장에서 대충 말리고 또 다시 자전거 타고 왔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말 정말 좋은 날씨에, 물도 깊지 않고( 수영해서 가면 갈수록 얇아지는 신기한 바다 ㅋ) 자전거 타는 것도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바람을 느끼면서 깨끗한 자연에서 자전거를 타니 찬송가가 절로 나왔습니다.


다시 숙소에 와서 샤워를 하고 일주일에 3번 밖에 안여는 second handshop에 또 자전거를 타고 갔습니다. 자전거를 타니 역시 5분 밖에 안걸리는 군요. 차만 몰고 다니시는 엄마가 항상 '거기 5분이면 가~' 하는 곳이 걸으면 30-40분 걸리는 거리임을 알고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가다니 신기합니다. 자전거 타는 것에 이제 익숙하고 재미있습니다. 오늘은 여기가 1시까지 밖에 안해서 서둘러서 이것저것 골라 봤습니다. 색 스티커가 물건에 붙여져 있고, 그것을 가격으로 구분하는데, 재미있게도 제가 고른 물건들에는 스티커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사진에서 보는 게 다가 아니라 완전 큰 창고 같은데에 이런것이 많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가격은 2코로나에서 30코로나 정도 인데, 10코로나가 약 1.3파운드 정도 합니다. 다 고르니 60코로나 나왔습니다. 약 7파운드 정도라고 예상합니다. 정말 bargain!입니다. 그리고 집에와서 이 모든 것들을 가지고 갈 수 있게 비행기에 baggage하나를 신청했습니다. Easyjet 같은 저가 항공사를 이용하면 짐을 부치는 비용을 따로 내야 하거든요.


제가 고른 물건들 입니다. '누군가의 도구'를 나름 주제로 삼고 골라봤습니다.

누군가의 박스 였고

누군가의 마늘 빻기

(처럼 보였으나 사실 밀가루 같은것을 집어 넣고 눌러서 국수나 수제비 같은 것을 해 먹는 것이라 합니다)

누군가의 호두 까끼

누군가의 주걱

누군가의 구두 브러쉬

였을 것들을 가지고 새로운 삶과 역할을 주고 싶습니다.


아래는 어제 조물딱 거려본 것들의 사진입니다. 초벌구이 해서 스모크 소성해야 하는데 아직도 안말랐네요. 대충 만든것이 아니라 도구를 최소화해서 손으로만 만들었기 때문에 모양들이 들쭉날쭉합니다.

오늘은 발견한, 그리고 발견된 도구들을 가지고 add value/ new role/ unusual

같은 단어를 생각하면서 이것저것 만들어 봅니다. 기존의 내가 하던 작품과 스타일을 깨고 싶었기 때문에 일부러 도구도 안쓰고 손으로만 만들고, 손자국도 많이 내보았습니다.



더하기+

오늘은 Paul Scott의 나무 타일 오프닝이 있는 날이라서 오후 4시에 사람들이 많이 모였습니다. 그리고 나무 주변에 리본도 달고 커팅식도 했습니다.

오른쪽 하얀색 티셔츠 입은 분이 세라믹 프린트로 유명한 폴 스캇 입니다.

설치하는 사람들이 타일 한장을 거꾸로 설치했다고 하는데 자세히 봐야만 알수 있습니다. 한번 찾아보세요.

공원에 축하하러 사람들이 모인 광경입니다.


장미맛이 나는 가스물(독일가니 이렇게 부르더라고요 ㅋ, 영어로는 ㄹizzy water, Sparkling water, 한국어로는 탄산수!) 도 있어서 맛도 보고요.

가까이서 보니 거꾸로 설치된 타일 발견! 어디일까요?

전 개인적으로 2개가 잘못 설치된 것 같아요.

한장의 타일이 아니라 사실 이렇게 생긴 작품 입니다.


x 곱하기

저녁식사 준비가 또 있었습니다. 7일 중에 2일 이니 나쁘지 않네요. 워낙 우리끼리도 요리를 하는 것을 좋아하는 그룹이라 완전 다들 신나서 fancy as possible하게 하려고 난리도 아니었답니다. 메인은 바베큐 vegetable 꼬치 구이, baked rice(쌀을 여러가지 야채와 향신료를 넣고 오븐에 구웠어요) 바베큐 옥수수 구이, 연어 구이

 음료는 Easter beer(local brewery 매니저로부터 공짜로 얻었어요)

디저트는 레몬 소벳과 라벤더 비스켓

이었답니다. 물론 하나부터 열까지 다 신선한 재료로 정성을 다해서 만들었습니다. 전 레몬 즙내다가 손 완전 아팠고, 양파까고 썰고 하다가 울음바다 ㅋㅋㅋ가 되었었습니다. 라벤더도 공원에서 따왔습니다.




제가 사진 찍으니 자기 이제 한국에서 유명해 지는 거냐며 호들갑인 Matt

동네에서 따오거나 주워온 사과. 참 많이도 굴러다닙니다.



전 두접시 먹었습니다. 곡류 많이 섭취하면 안되는데 엄청 먹은 나를 발견하고 말았지만 말입니다. 단백질이 부족합니다 ㅜ

한 아티스트가 우크라이나 민속 노래를 불러서 박수치고 있는 모습입니다. 가운데 앉아 있는 청각이 불편하신  Sten은 편찮으셔서 괴로워 하시고 있네요. 하필 이런 사진이 찍혔나요. 오늘 하루 종일 다리가 아파서 일도 못하셨거든요. 저는 오른쪽 귀에 벌레가 물어서 보통 사람 귀의 2배가 되었습니다. 물에 10일은 불린것 같이 되었습니다. Sten이 식초를 바르면 낫는다고 알려 주어서 발랐는데 냄새만 진동 더 아파서 그냥 놔두었습니다. 집 나오면 정말 고생이네요. 시골이라 약국도 없고 ㅜ 간지럽고, 뜨겁고 아픕니다.

내일은 스튜디오에서 하루종일 일하는 날로 정했습니다. 소성도 해야 하니 얼른 서둘러서 만들어야 할 때가 드디어 왔네요. 그럼 내일 또 무슨일이 있었는지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