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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2013 레지던시

레지던시 in 덴마크 DAY 2: No Tools

아침에 눈을 뜨니 벌써 9시가 다 되어 갑니다. 어제 밤에 잠이 들면서 9시에 아침 먹자고 했는데 말입니다. 얼른 샤워하고 내려가니 친구들은 벌써 아침 다 먹고 있습니다. 단호박마차 한개 입에 물고 내려가서 아침 먹으면서 이야기 하고 올라오니 창문 너머로 Paul Scott의 새로운 작업이 완성이 되어 갑니다. 중국에서 타일을 수입해서 나무 크기 만한 작업을 공원에다가 하고 있다니 어떻게 완성이 될지 궁금합니다. 내일 영국에서 도착한다고 하니 제대로 된 완성작과 아티스트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침을 간단히 먹고 안의 가마들과 스튜디오를 제대로 보러 나섰습니다.아래 보이는 드럼통에 smoke-firing, 일명 꺼먹이 소성이라고 도자기 표면에 까맣게 그을음을 먹이는 소성을 할 수 있다고 해서 완전 신나했습니다. 런던에서는 절대 일어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했다가는 바로 경찰차, 소방차 다 오고 911까지 올 거라고 100퍼센트 장담합니다.




장작 가마도 보이구요, 한국과는 조금은 다른 모양 입니다. 나라마다 다른 가마들과 시스템이 있다는 것이 정말 흥미롭습니다.










 









이렇게 주차되어 있는 자전거를 레지던시 기간동안 빌릴 수도 있습니다.


스튜디오를 둘러보고 이미 여기서 여러번의 레지던시의 경험이 있는 Matt이 주위에 아는 분 집에 들르자고 해서 가서 다과를 가졌는데, 이분이 흥미롭게도 영국 리버풀 축구팀의 큰~~ 팬이었습니다. 심지어 경기를 보러 영국에 자주 오신다고 하고, 집앞 마당을 리버풀?처럼 꾸며놓았을 정도니까요.


덴마크는 항상 커피와 케익을 즐겨 먹는다고 하니 홍차의 나라 영국에서 온 우리들도 예외없이 커피를 즐겼습니다. 위의 사진은 리버풀 축구 팀 옷을 입고 계신 아저씨와 Bethan!








레지던시 기간 동안 금요일, 토요일 저녁 식사를 우리 팀에서 맡게 되어서 장을 보러 가는 길 입니다. 걸어가는 20분 내외에 길거리에 사과나무, 알수 없지만 자두 같은 맛이 나는 나무들, 개암같은 맛이 아는 견과류 나무들이 있고, 열매가 수두둑 떨어 집니다. 내일의 만찬을 위해 몇개 주어서 맛도 보고 담아서 갑니다. 농약을 뿌리던 말던 상관 안하고 친구들은 그냥 먹는데 나는 티셔츠에 엄청 닦아서 먹어봅니다.


여기에 비행기를 타고 오면서 EASY JET이라는 저가 항공사를 이용하였습니다. 영국 파운드로 왕복 £79를 지불했는데, 비용을 줄이겠다고 가방을 부치지 않고 기내에 들고 탔습니다. 물론 어느 도구들도 가져오지 못했고요. 오늘 아침, 오후까지 주변을 둘러 보고 생각하면서, 지금 현재 다른 프로젝트들때문에 하고 있는 피겨린(Figurine)말고 스칸디나비아의 자연, 여유로움, 환경을 머금고 있는 작업을 하고 싶었습니다. 도구가 없어서 아까 수퍼마켓에 갈때 여러군데의 hardware store에 들리고 charity shop에 들렸지만 나는 아무것도 사지 않았습니다. 누군가 사용하고 기증한 작은 앞치마만 구입했습니다.


Local Material이라는 관심사를 가지고 브레인스토밍 한 것들 입니다. 무작정 스튜디오에 앉아서 이것저것 해 보기 시작했습니다.

도구(tools)이 없으니 뭐하나 완벽하진 않습니다.

주위의 나뭇잎들도 모아봅니다.



그러다 도구를 사용 안하고 오직 손만으로 만드는 WITHOUT TOOLS 라는 주제를 우선 가지고 이것저것 해봅니다. 아직은 더 발전시켜야 할 것이 많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저녁을 알리는 종소리! 정말 7시가 되니깐 오늘의 음식을 준비한 사람이 종을 가지고 스튜디오로 와서 종을 울립니다.

오늘의 저녁 메뉴는 파스타와 샐러드, 케익 입니다. 점심을 3시에 먹어서 너무 배불러서 조금만 먹었는데, 메뉴는 제가 1년에 한두번 먹을까 말까하는 메뉴들 입니다. 덴마크에 거의 하루 반나절 있었는데 벌써 저의 diet가 신경쓰입니다. 운동도 신경쓰입니다. 내일 부터는 정말 자제하고 신조를 지켜야겠습니다.


내일 또 어떻게 작업을 발전시킬지 정말 기대가 됩니다. 기존에 해왔던 작품들과는 조금은 다르게, 그리고 지금의 7일간의 완전한 레지던시 시간을 활용을 잘해서 좋은 작품, 그리고 잊혀지지 않는 경험을 만들고 싶습니다. 도예로 일주일의 레지던시를 한다면 정말 짧은 기간입니다. 이 기간동안 소성(firing)만 해도 일주일이 걸리는 시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또 어떻게 생각하면 7일을 온전히 작품에만 쏟아 붓고 새로운 것들을 시도해 볼 수 있는 기간이기도 합니다. 내일을 또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