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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2013 열정 프로젝트

A 프로젝트- 여섯걸음: 생계형 작가 도미에를 만나다

A 프로젝트-여섯걸음: 생계형 작가 도미에를 만나다


늦은 금요일 밤에 로열 아카데미( RA, Royal Academy of Arts)에서 열린 프랑스의 대표적인 풍자 화가 이며 판화가인 오노레 도미에 (Honoré Daumier, 1808~1879) 전시에 다녀왔습니다. 


다음번 포스팅에 소개 하겠지만 4일 동안 연이어서 하루종일 Camden Art Centre라는 갤러리에서 아이들에게 도예수업을 가르치고 바로 운동을 갔다가 바로 간 전시라서 정말 피곤했지만, 전시가 시작 되기 전부터 예약해서 간 전시라서 정말 기대가 되었습니다.



우선 영국에도 풍자 판화( Satrical Prints)가 정말 유명하고, 대영 박물관(British Museum)에 가보면 언제 든지 볼 수 있기 때문에 프랑스 작가를 조명한다는 점에서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바로 몇년전에 테이트 브리튼 박물관( Tate Britain)에서 Rude Britannia 라는 전시를 하면서 영국의 풍자 판화 만화에 관해서 대대적으로 조명했기 때문에 로열 아카데미에서 이번에 열리는 전시를 꼭 가보고 비교해 보고 싶었습니다. 특별히 도미에는 몇 작품을 도자기로 만든 적도 있기 때문에 저의 작업에 많은 도움을 줄 것 같았습니다. 



우선 네이버 캐스트에 자세히 소개 되어 있는 도미에에 대한 설명으로 대신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너무 잘 소개 되어 있어서 링크를 남깁니다. 제가 굳이 소개 하는 것 보다 이 글로 대신 하고자 합니다. 


오노레 도미에(Honoré Daumier, 1808~1879)는 정치, 경제, 사회적 격변기였던 19세기 프랑스의 역사와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생활을, 단순하고 생생한 이미지로 포착하여 기록한 시대의 증언자이자 ‘근대 생활의 화가’이다.

그가 활동한 1820년대부터 1870년대까지의 프랑스는 샤를 10세의 복고 왕정, 7월 혁명루이 필리프의 입헌 왕정, 2월 혁명과 제2공화정, 루이 나폴레옹의 쿠데타와 제2제정, 보불 전쟁파리 코뮌에 이은 제3공화정이라는 정치적 요동을 겪었다. 경제적으로는 산업혁명의 성과가 자리를 잡고 근대 자본주의가 확립되어가는 과정에서, 산업 자본가와 임금 노동자라는 계급이 형성되어 대립했다. 인구가 몰렸던 도시를 중심으로 임금, 주거 등과 관련된 사회 문제가 발생했고, 소요와 폭동이 자주 일어났다. 한편 기차가 다니기 시작하면서 행락 문화가 생겨나고, 시각 예술의 새로운 매체인 사진이 등장하여 보는 방법에 혁신을 가져온 것도 이 시기이다.


이런 시대 속의 사람들 하나하나가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았는지를 발자크, 빅토르 위고, 플로베르 등의 소설이 들려주고 있다면, 그들의 모습이 어떠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은 도미에의 석판화, 수채화, 유화, 조각 작품들이다.

생계비를 벌어야 했던 도미에는 21살이 되는 1829년에 주간지 [라 실루에트 La Silhouette]에 석판화를 싣는 것으로 화가로서의 경력을 시작했다. 지금은 신문에 시사적인 캐리커처나 카툰을 그리는 사람을 만화가라고 해서 화가와 구별하지만, 당시에는 그런 구분이 없었다. 이런 그림이 주로 선택한 매체인 석판화도 18세기 말에 개발된 최신의 기술이었다. 목판이나 동판화와 달리 그리고 나서 새기는 과정이 필요 없는 석판화는 화가가 직접, 빨리 만들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 효과도 회화와 가장 가까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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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에서 보면 도미에는 평생 가난하고 힘들게 살았다고 했지만 무려 판화를 4천점이 넘게 그리고 회화 3백여 점, 드로잉과 수채화 8백여 점, 조각 오십여개를 남기는 등 다작을 했다고 합니다. 모델도 사용하지 않고 오직 메모리로만 작업을 했는데 장거리 여행도 안가고 2-3일에 한개씩 작품을 완성했다고 하는데, 많은 모티브를 여러번 사용해서 전시회 장 내에서는 같은 그림을 여러번 그림 버전들을 나란히 전시하여 흥미를 더해 주고 있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사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도미에는 판화라는 매체를 기반으로 일상생활, 거리의 사람들, 정치적 사회적 상황을 풍자 하였다는 점

2. 오직 기억만으로 작품을 완성하였고, 부분적으로 같은 모습이나 그림을 여러 작품 속에 등장 시켰다는 점


 도미에가 생계를 위해서 누구보다도 치열하고 열정적으로 일하다 보니 주위에서 보는 사람들을 작품으로 남기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런던에서 예술가로 살아가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는데, 외국인으로 살아간다는 점, 보이지 않는 차별, 살인 물가로 부터 살아나가야 한다는 점 등이 저를 지치게 할 때가 많습니다. 남들처럼 제가 풀타임 일을 구해서 취직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작품활동도 하면서 생활비와 학비를 벌어야 하니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었는데 왠지 도미에를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겉으로는 화려한 직업이 예술가이지만, 가난하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예술가도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발굴 되지 않거나 스스로 발굴하지 않으면 도태 됩니다. 그렇다고 세상과 타협하면 결코 아티스트가 아닙니다. 어떤 작가는 자기가 생계일을 4일 이상 하고 일주일에 3일 이하를 작업에 매진할 수 없게 된다면 더 이상 작가의 정체성이 없어진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가게 될까요? 나중에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고, 엄마로서의 역할과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생활을 할 수 있을까요? 왠지 지금보다 잠을 더 못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두번째로 많은 모티브를 계속 반복해서 사용하였다는 점은 그가 그 주제와 형태?에 관심을 가지고 제작을 하였다는 뜻으로 이해 할 수도 있으나 저는 제가 19세기 영국 도기 피겨린에서 흥미로워하는 사실과 연관이 되어서 개인적으로는 더 재미있는 요소 였습니다. 예를 들면 도미에의 작품 반복?은 아래 사진과 같습니다.




위의  Heavy Burden이라는 작품은 전시회 설명으로는 엑스레이를 한결과 그림이 나중에 옮겨지고 머리 스카프가 후에 추가가 되었다는 군요. 갑자기 나중에 유명해지면 도자기도 엑스레이 하곤 하는데 안보이는 부분까지 신경써야 겠다는 생각이 번뜩 더 들었답니다. 이 작품들 뿐 아니라 전시회를 가보니 상당히 많은 작품들이 이렇게 같은 주제를 가지고 제작이 되었더라고요.


19세기 영국의 스태포드셔의 도기 피겨린 제작은 상, 중산층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서민을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가격을 낮추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같은 몰드로 여러 작품을 만들기도 하고, 소위말해서 잘 나가는 작품들을 이용해서 다른 장면을 만들기도 했는데 물론 다른 공장에서 이루어진것도 있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저작권 법이 없었기 때문에 유행이 된 작품중에 이렇게 비슷하고 같은 장면들의 또 다른 작품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아래의 두 작품 중에 첫번째 것은 캠브리지에 있는 피츠윌리엄 박물관에 있는 Family Group 이란 작품이고 다른 작품은  V&A에서 볼 수 있는 Tee-Total( 오른쪽)이란 작품 입니다. 둘다 분홍색 옷을입고 아기를 들고 있는 여자를 볼 수 있습니다. 같은 이미지를 가지고 다른작품에 이용한 예 입니다.


그래서 저도 바로 이전 포스팅과 마찬가지로 같은 석고 몰드를 가지고 여러개의 작품을 만드는 것을 응용하고 있는데, 같은 작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연속되어 지는 이야기가 되는 것에 촛점을 두고 작품에 이야기를 심고자 합니다.


제가 앞에서 제목에 도미에가 생계형 작가라고 했는데, 어감이 좀 부정적이게 들릴 수 있다고도 생각 하지만 사실은 저는 생계형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생계형 작가는 자신의 예술로 생활을 유지해 나가는 프로페셔널한 작가 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생계를 위해서 자신의 커리어를 망치는 작가가 되어서는 안되겠지만 어느정도는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선을 넘어서지 않는 것이 중요 하겠죠.


다른 이야기 이지만, 제가 이 시리즈 포스팅을 A 프로젝트 라고 부르는 이유는 아직 제목을 정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리서치만 2년이 넘게 걸린 이번 작품, 대단하고 거대하고 화려하지는 않아도 제목은 정말 심사숙고 해서 선택하고 싶습니다. 나중에 제목을 소개 할 때는 어떻게 이렇게 지었는지 이유가 나오겠죠? 벌써 두근두근 기대가 됩니다.블로그 방문해주시는 분들도 기대해 주세요~


오늘도

방문해 주시는 분들 늘 감사합니다.

블로그 스러운 글 솜씨도 없는데 들려서 끝까지 읽어 주시는 분들 복을 나누어 드리고 싶습니다.

방명록 남겨 주시는 분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