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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TISH CERAMICS/유럽 도자기 공장 & 박물관

영국 웨지우드 공장 via 월간도예


웨지우드 Wedgwood 공장과 박물관


전통 깊은 웨지우드(Wedgwood) 공장 옆에 바로 위치한 웨지우드 박물관 (Wedgwood Museum)250년의 영국 도자기의 전통과 역사가 살아 있는 박물관입니다. 9월 초부터 영국의 예술관련 소셜네트워크를 뜨겁게 달군 사건이 일어나는데, 그것은 바로 아트펀드 협회(Art Fund)가 주관된 웨지우드 박물관 살리기 행사였습니다. 영국의 가장 큰 펀드 중 하나인 영국 전통 유선 복권 펀드(Heritage Lottery Fund)에서 후원한 돈 말고도 일반 사람들에게서 한화로 약 47억을 약 7천여 명이 기증을 받아 2천억이 넘는 빚에서 웨지우드 컬렉션을 지킨 것입니다. 이에 영국사람들의 관심은 대단했고, 예정했던 11 30일보다 더 빠르게 후원금을 모아, 크리스티 경매에 넘어갈 뻔한 많은 컬렉션들을 지켰습니다. 18세기에 가장 부유층 사이에서 대세였던 도자기는 런던에 쇼룸을 가지고 있었고, 그곳에 새로운 제품이라도 들어오면 고객들이 줄 서서 기다릴 정도였습니다.

 

사진 1. 18세기 웨지우드 런던 쇼룸(Showroom),  이미지 출처 웨지우드 박물관

 

웨지우드 박물관에는 현재 8만 가지의 도자기, 필사본, 편지, 패턴 책, 사진 등이 수록되어 있는데 지난 2009년에 이미 파산으로 말미암아 공장과 아카이브의 일부가 미국회사로 넘어가고 빚을 다 갚지 못해서 일어난 일입니다. 영국사람들뿐만 아니라 웨지우드 제품을 사랑하는 전 세계인들의 이목이 쏟아지는 가운데, 이번 호에 웨지우드 공장과 박물관을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사진2. 웨지우드 박물관,  이미지 출처 아트 펀드





사진 3. 웨지우드 박물관에 있는 테스트 피스들

 

도자기 명품 웨지우드는 조사이어 웨지우드가 1774년 창립하여 지금까지 이어진 명물 허전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도자기 공장 중 하나입니다.

 

그 명성에 발맞추어 공장 바로 옆에 자리 잡고 있는 웨지우드 박물관은 1906년 처음 시작하였습니다. 세계대전 때는 안전을 위해서 문을 닫고, 그동안 많은 단계를 거쳤습니다. 2008년에 새롭게 문을 열어 현재 볼 수 있는 박물관은 공장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다양한 도자 뿐만 아니라 체험도 가능한 방문센터와 함께 자리 잡고 있어서 더욱 흥미롭습니다. 박물관에 있는 여러 작품 중에서는 파스텔 파란빛을 내는 재스퍼 웨어(Jasper Ware) 와 여왕에게 헌사한 후 명성을 더 얻은 퀸스 웨어(Queen’s Ware)등을 실험한 테스트 조각 (Test Piece)이 진열된 서랍이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웨지우드가 자스퍼 웨어를 만들기 위해 무려 3천여번 실험을 거쳐 완성했다는 유명한 일화를 들어보면 산업도자기를 예술화 시키는 그의 장인정신과 끈질김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진 3. 컬리 플라워 주전자


사진 4. 컬리 플라워를 모티브로 한 다양한 도기 제품

 

웨지우드는 그 역사만큼이나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어서 영국 도자기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데, 이번 호에 공장, 박물관 이야기와 함께 간단히 웨지우드 초기 작품을 소개해보겠습니다. 당시에는 자연을 모방하여 도자기와 함께 표현한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꽃양배추 주전자(Cauliflower ware Teapot)가 있습니다.  

 

15세기부터 항해를 하면서 유럽 여러 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방문할 수 있게 된 영국 사람들은 동물과 식물에 대한 관심이 많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바다 조개껍데기와암석들을 수집하기도 하고 식물 도감을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웨지우드 공장에서는 당시 조사이어 웨지우드가 고전에서 많은 모티브를 받아 작업한 것도 있지만 18세기는 유럽 전체가 과일과 식물, 조개 같은 모양에서 비롯된 프랑스 로코코 스타일이 크게 유행하였습니다. 그래서 콜리플라워 차 주전자를 보면 밑은 진한 초록색의 잎을 표현하였고 머리 부분은 크림색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크림색의 흙으로 만든 도자기를 크림웨어(creamware), 어쓴웨어(earthenware), 펄웨어(pearlware) 등으로 불리는 데, 각각 차이점은 있지만 모두 다 자기토(porcelain)보다는 낮은 온도에서 구워지는 도기입니다.

 



사진 5, 도기(earthenware)의 일부인 퀸즈 웨어 (Queen’s Ware), 웨지우드 박물관 소장

 

이러한 관심이 도자기라는 물질(material) 이 금값과 비슷하였을 시대, 175년부터 특별히 테이블 웨어 당시 유행은 테이블에 판타지를 가지고 재미있게 세팅하는 일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양배추 모양의 수프를 담는 그릇, 아스파라거스 모양의 그릇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유행이 19세기까지 흘러가게 됩니다.

 

사진 6, 연어모양의 그릇, 이탈리아, 1750, 틴유약 도기/ 토끼모양의 터린(Tureen), 영국 첼시 포실린 공장, 1755, V&A 소장


사진 7, 호두와 호두까기가 있는 이파리 모양 접시, 영국 더비셔, 1897, 영국 V&A 소장


사진 8, 양배추 모양의 터린, 프랑스 스트라스버그, 1754-62, 하노그 포터리 공장, 틴유약 도기, 영국V&A 소장


현재는 생산이 중단되었지만 18세기에 유행이 되었던 콜리플라워 모양의 주전자는 이러한 모티브를 가지고 포셀린 보다는 조금 더 가격이 저렴한 도기로 만들어져서 중산층까지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흙으로 만들어진 도자기는 한국에서는 잘 볼 수 없기 때문에 한국사람들에게는 생소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웨지우드 공장에서는 재스퍼 코란 캐주얼( Jasper Coran Casual), 에듬(Edme), 사라스 가든(Sarah’s Garden) 퀸즈 플레인(Queen’s Plain) 의 라인들이 여전히 이 종류의 흙으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공장을 방문했을 때는 이미 공장 대부분이 제3국에서 생산이 되고 있었고 프리스티지(Prestige)라인이라 불리는 재스퍼 웨어는 여전히 물레를 손으로 돌려 예전에 만들었던 그 방법대로 만들어 지고 있었습니다. 복잡한 핸드 메이드 제품들은 영국 공장에 남아 있지만, 자동화가 가능한 제품들은 다른 나라에서 만들어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방문 센터를 가지고 있어서 자국의 방문객뿐만 아니라 일본 관광객을 많이 유치하고 있는데, 일본 사람들의 웨지우드 사랑은 남달라서 일본을 위한 디자인이 따로 있을 정도입니다.

 


사진9, 웨지우드 공장 내에 자스퍼 웨어( Jasper Ware) 스프리그(Sprig) 붙이는 곳

 

웨지우드 방문 센터에서는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예술가들을 직접 볼 수 있는데요, 본차이나 꽃을 만드는 장인부터, 페인팅, 슬립캐스팅 등을 하는 분들을 직접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40년 이상 공장에서 일한 예술가들이 많이 만났는데, 일에 대한 자부심과 재미난 이야기들을 들려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 녹아있는 그 열정과 실력에 깜짝 놀랐습니다. 특별히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은 스프리그 (릴리프라고도 함) 붙이는 곳에 가서 배워볼 기회가 있었는데, 벽에 가득 붙어 있는 재스퍼 샘플들이 인상 깊었습니다. 석고 틀처럼 생긴 하얀 틀(흙으로 만들어 구워낸 초벌에 가까운 재료라고 함)에서 모양을 찍어내어서 색소지위에 붙이는 단계를 배웠습니다. 이렇게 영국 산업 도자기의 역사가 숨을 쉬고 도예의 다양한 얼굴을 볼 수 있는 웨지우드 공장은, 2015년 현재 공사 중인 The Wedgwood Estate을 프로젝트를 마치고 한 단계 더 업그레드 될 예정이라 하니 기대가 됩니다. 

 

사진 10, 웨지우드 방문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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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월간도예 2014년 11월 호에 실린 작가 선애킴의 글입니다. 무단도용을 금하고 인용하실때는 출처를 정확히 밝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