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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TISH CERAMICS/유럽 도자기 공장 & 박물관

웨일즈 도자기: 난트가루 차이나 웍스

웨일즈 도자기 Welsh Pottery: Nantgarw China Works



사진1. 난트가루차이나 웍스 뮤지엄 모습 ,사진 Nantgarw China Works

사진 2. 박물관 뒤쪽의 모습, 사진 김선애


영국 도자기 박물관과 공장 시리즈를 소개하면서 이번 호에서는 19세기 웨일즈의 도자기에 대해서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1] 웨일즈는 영국의 수도 런던에서 4시간 거리에 떨어진 지역으로 웨일즈 수도 카디프(Cardiff) 북쪽 지방에 있는 난트가루 차이나 웍스 (Nantgarw China Works) 박물관과 예전 공장 방문 이야기를 나누어 보겠습니다. [2] 웨일즈 도자기는 주로 스태포드셔에서 만들어진 영국 메인랜드 도자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면서도 웨일즈 지방 특성에 따라 독특하게 발달하였습니다. [3]

웨일즈의 산업 도자기는 스완지 (Swansea Pottery, 추후에 캠브리안 포터리로 바뀜)와 난트가루 (Nantgarw Pottery) 포터리가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졌습니다. 스완지는 스완지 시티 축구 구단이 있어서 상대적으로 한국사람들에게 친숙한데 난트가루는 상대적으로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1813년에 포터 윌리엄 빌링슬리(William Billingsley)  사무엘 워커(Samuel Walker)에 의해 세워진 공장으로 카디프 북쪽 운하 옆에 처음 설립되었습니다. 윌리엄 빌링슬리는 사실 스완지 포터리에서 페인터로 일하고 있었는데 스완즈(캠브리안) 포터리를 1802년에 이어받은 웨스턴 딜위(Weston Dillwy)를 도와 1814년 부터 3년간 스완지에서 포셀린을 생산했습니다.


난트가루는 다른 영국 산업 도자기 공장 안에서 큰 규모의 공장은 아니었지만 설립자의 열정이 가득했던 제조공장이었습니다. 때로는90% 나 되는 실패율에도 불구하고 파인 포셀린 (Fine Porcelain) 생산을 이어나갔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최고급 그릇들은 웨일즈에서 만들어서 장식을 위해서 런던으로 옮겨가곤 했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장식된 도자기는 런던에서 바로 판매가 되었습니다. 한 예로 런던에서 활동하던 딜러 존 모트록 (John Mortlock)이라는 사람은 하얀 도자기 (White Blank)를 난트가루에서 구매해서 따로 장식을 맡겨서 판매하기도 하였습니다.[4]




난트가루 파인 포셀린의 예, V&A 컬렉션

난트가루 파인 포셀린, 난트가루 차이나 웍스 뮤지엄 소장, 사진 김선애

1832년 이후 난트가루는  도기(Earthenware) 를 주로 생산하게 되는데 도자기 담배 파이프나 스톤웨어 병(Stoneware bottle), 빨갛고 갈색의 계열의 도자기를 20세기 초기까지 생산하였습니다. 공장이 있던 지금의 자리에 1972년까지 그 가족이 살았다 합니다. [5]




난트가루차이나 웍스 도자기 담배 파이프, 사진 김선애

1921년 이후 문을 닫고 최근 공장 자리에 난트가루 차이나 웍스 (Nantgarw China Works)라는 박물관이 세워졌습니다. 지금은 영국 내에 존재하는 19세기에 세워진 도자기 공장 중 유일하게 그 자리가 보존된 곳입니다.

저는 2014 3월 기획전에 초대되어 방문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지역 로컬 예술가들과 박물관이 주축이 되어서 기획한 전시였습니다. 기획전시가 이루어지는 곳은 2층이었고 1층에는 시골마을의 코티지(cottage) 처럼 돌벽으로 이루어진 곳에 공장의 역사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도자기와 설명들이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은 공장 지하의 워크숍도 둘러볼 수 있었는데 여기저기 도자기 담배파이프 조각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도자기 담배 파이프는 난트가루에서 많이 만들었던 제품이었습니다. 도자기 파이프를 처음 보는 저는 생소하였는데, 사실 영국에서는 도자기 파이프가 많이 생산되었다 합니다.  유럽에서 담배가 소개된 이후 영국에 소개된 것은 16세기 후반에 들어오고 도자기로 만든 담배 파이프 생산도 런던에서 시작되어 전국으로 퍼져나갔습니다. 그러면 왜 도자기 담배 파이프가 영국 전역에서 유행한 이유는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처음 유럽에서 담배를 피우던 사람들은 모험가와 선원들이었는데, 담배가 가진 이국적 특성, 의료적 이익, 사회적 지위와 문화 때문에 영국 사람들을 사로잡았습니다. [6] 이런 특성에 당시 영국에서 주요 산업 중의 하나이던 도자기가 결합하였을 거라 추측이 됩니다. ‘파이프 클레이(Pipeclay)’라는 단어가 화이트- 파이어링(White-firing)이라는 단어와 같이 쓰일 정도로 담배 파이프가 유행하였습니다. 현재도 난트가루에는 사진과 같이 도자기 몰드와 도자기 파이프 구멍 뚫는 기계가 남아있습니다.


사진 6 - 낭트가루의파이프 구멍 뚫는 기계, 사진 김선애

 담배 파이프 몰드, 사진 김선애

19세기 영국에서 만들어진 도자기 담배파이프 예시, Nineteenth Century Notes

박물관 뒤쪽으로 예전 공장의 부분이 있던 자리가 복원 중이었습니다. 그 옆에는 병모양 가마 (Bottle Kiln, Bottle Oven)가 있는데, 영국의 전통적인 가마입니다. 이러한 가마에서 층층이 도자기를 갑발(saga, 사가)에 넣고 굽습니다. [7]


 낭트가루의 병모양 가마, 사진 김선애

현재 이 박물관은웨일즈의 수도 카디프 시티 지자체에서 구매했지만 이 뮤지엄을 사랑하고 보존하고 싶은 일반인들, 프렌즈 오브 난트가루 (Friends of Nantgarw)라고 불리는 후원자들의 기금으로 1년에 4600파운드 (800만원 정도)의 대여비를 감당하면서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공장, 가마 복원작업이 오래 걸리는 것도 이해가 갑니다. 박물관이 운영되고 있는데 일하시는 분들이나 전시를 기획하시는 분들 모두 자원봉사자들로 기획전시를 하면 판매되는 제품 판매금액의 수수료, 후원금, 앤티크(antique)세일 등을 해서 기금을 마련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문화유산을 예술가와 지역 주민들이 보존하려고 하고 있는 노력을 보니 단순히 보존의 의미가 아니라 지역 공동체가 함께 가꾸어 나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Nantgarw China Works - http://nantgarwchinaworksmuseum.co.uk

 

 

 



[2]영국의 공식 명칭은 UK (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Northern Ireland)은 잉글랜드(England), 스코트랜드(Scotland), 웨일즈(Wales) 그리고 노던 아일랜드 (Northern Ireland) 4 지역으로 크게 나누어져 있습니다

[3] 영국은 연합왕국이기 때문에 예전 독립국이었던 웨일즈는 웰시(Welsh)어가 따로 존재합니다.  1764년 스완지 (Swansea) 지역에 세워진 캠브리안 포터리 (Cambrian Pottery)는 영국 웨지우드의 최고급 도자기의 질을 모방하여 성공했습니다. 크림웨어, 블랙 바살트(Black Basalt) 재질에 페인팅한 도자기 등이 포함되었습니다. National Museum Wales, Welsh Pottery and Porcelain, accessed.10 January 2015 <http://www.museumwales.ac.uk/cardiff/art/applied/welsh-pottery-porcelain>

[4] Aslet. C, Villages of Britain: The Five Hundred Villages that Made the Countryside, Bloomsbury Publishing, USA, 2011

[5] National Museum Wales, Welsh Pottery and Porcelain, accessed.10 January 2015 <http://www.museumwales.ac.uk/cardiff/art/applied/welsh-pottery-porcelain>

[7] 작은 공장에는 병모양 가마가 하나 정도 있고 큰 공장에는 25개까지 가마가 있었다 합니다. 이러한 가마에 넣고 소성을 하게 되면 연기가 하늘로 아무런 여과 없이 올라가게 되는데 그래서 18세기, 19세기 때에는 가마가 있는 공장 자리의 하늘은 모두 검은색으로 뒤덮였다고 합니다.  스태포트셔 지방의 롱튼 (Longton)지역에는 이런말이 자주 사용되었습니다. ‘반대쪽의 도로가 보이면 하늘이 맑은 날이다 (It is a fine day if you can see the other side of the road)’. 병모양 가마는 1960년대까지 사용되었습니다. The Potteries Museum, How the Bottle Kiln Works, accessed 02 January 2015, <http://thepotteries.org/bottle_kiln_two.th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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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월간도예 2015년 2월 호에 실린 작가 선애킴의 글입니다. 무단도용을 금하고 인용하실때는 출처를 정확히 밝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