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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TISH CERAMICS/유럽 도자기 공장 & 박물관

글래스톤 도자기 박물관(Gladstone Pottery Museum) + 더 포터리스 박물관영국 도자기의 본고장 스톡온트렌트(Stoke-on-Trent)의 두 박물관 : 글래스톤 도자기 박물관(Gladstone Pottery Museum) + 포터리스 박물..

영국 도자기의 본고장 스톡온트렌트(Stoke-on-Trent)의 두 박물관

 

글래스톤 도자기 박물관(Gladstone Pottery Museum)

& 포터리스 박물관 (Potteries Museum & Art Gallery)


영국 도자기 공장, 박물관 시리즈의 하나로 이번 월간도예에서는 영국 도자기의 본고장 스톡온트렌트(Stoke-on-Trent) 지방과 그곳의 두 도자기 박물관을 간략하게 소개하는 시간을 마련하려고 합니다. 맨체스터(Manchester)와 버밍험(Birmingham) 사이에 있는 스태퍼드셔(Staffordshire) 지방에 위치하고 있는 스톡온트렌트 지역은 도자기로 유명한  6개의 작은 마을이 모여 이루어졌습니다. 도자기 마을 (Potteries)이라는 별명답게 그동안 도자기 공장 박물관에 소개한 많은 영국 도자기 브랜드의 탄생 지역이기도 합니다. 지금도 그곳에는 도자기와 관련된 산업에 종사했거나 여전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스톡온트렌트 지방은  17세기부터 산업 도자기 지역으로 잘 알려진 영국 도자기 유산이 살아있는 곳으로 크고 작은 박물관도 볼 수 있습니다.

 

Potteries Museum & Art Gallery

 

핸리 (Hanley)지역 한가운데 위치한 박물관으로 영국 스톡온트렌트 도자기의 발전 과정 역사와 각기 다른 공장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박물관입니다. 본차이나, 포셀린 흙으로 만들어진 작품도 많지만, 특별히 도기로 된 개구리 머그, 맥주를 마시는 용도로 사용되었던 토비 저그 (Tobby Jug) 같이 이 지역에서 생산되고 한 시대를 유행한 제품들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한 예로 소 모양의 밀크 피쳐 (Cow Milk Pitcher, 혹은 카우 크리머라고도 불림)는 홍차를 마실 때 우유나 크림을 넣어 마시는 영국 차 문화와 그들만의 해학과 위트의 문화가 어울려진 도자기입니다. 소 모양의 우유 크리머는 지금도 생산되고 있습니다.

 


포터리스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소 모양의 우유를 담는 그릇, 사진 김선애


도기로된 개구리 머그 (Frog Mug), 19세기 영국에서 유행한 개구리 모양이 들어있는 해학적 머그컵, 사진 김선애

 

도자기 뿐만 아니라 아트갤러리도 함께 있어서 상설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스태포드셔 호드(Staffordshire Hoard) 전시를 통해 앵글로 색슨 족의 삶과 죽음에 관한 내용을 다루었는데 불과 얼마 전인 2009년에 이 지역에서 발견된 금으로 된  7-8세기 유물 3500여 점 중에 일부를 전시하여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그리고 2년마다 영국 도자기 비엔날레가 스포드 오리지널 공장 (Spode Original Factory)과 포터리스 박물관을 중심으로 열리기도 합니다.

 

 Gladstone Pottery Museum

 



 글라스톤 도자기 박물관 내부. 사진 김선애

 글라스톤 도자기 박물관에 있는 병모양 가마. 사진 김선애

 

스톡 온 트렌트 지역에서도 롱턴 (Longton)에 위치하고 있는 박물관인 글라스톤 도자기 박물관은 영국 도자기 공장의 상징인 병가마(Bottle Kiln, Bottle Oven)를 여전히 생생하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병모양 가마는 스톡온트렌트에 47개 밖에 남아있지 않다고 합니다. 글래스톤 박물관은 글라스콘 차이나 웍스(Gladstone China Works)라는 이름의 빅토리안 시대 공장을 박물관으로 개조한 것인데 안에 들어가면 공장을 책임지고 있던 거대한 컴파운드 스팀 엔진(Compound Steam Engine)을 가장 먼저 볼 수 있습니다. 산업 도자기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자세한 공정을 사진, 그림, 실제 도자기 모델 등으로 설명하고 있는 점이 흥미로워서 교육적인 가치가 많은  곳입니다. 특별히 방문객은 물레 체험을 해 볼 수도 있고 특별히 전통적인 포셀린 꽃(flower-making) 만들기도 배워볼 수 있습니다.

 



 플라워 메이킹 워크샵 중. 사진 김선애




 흙 만드는 공정을 보여주는 박물관 내 기계. 사진 김선애



Saga를 만들던 곳의 모습. 사진 김선애

 Saga의 사용을 전시해 둔 사진. 사진 김선애

 

박물관 안에는 테이블 웨어로써의 도자기뿐만 아니라 위생과 관련한 화장실의 도자기 사용에 관하여 역사적으로 조명해 놓은 플러시드 위드 프라이드(Flushed with Pride)’ 갤러리가 있습니다.


Flushed with Pride 갤러리 내의 화장실 변기 몰드 전시 모습, 사진 김선애

 

이 갤러리에서는 화장실의 역사에 대해서도 보여주고 있는데 뚜껑이 달린 도자기 변기가 만들어지기까지 도공들의 역할과 발전과정 또한 흥미로운 디스플레이로 표현합니다. 갤러리를 들어서자마자 돼지가 우는 소리, 화장실 냄새 등을 맡을 수 있었는데, 냄새, 소리 등을 이용한 변기가 없던 시절 화장실, Victorian slum을 재현해 놓은 디스플레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전시된 오브젝트 중 인상깊은 하나를 소개하자면, 시대별 화장실 변기, 세면대뿐만 아니라 코치 팟(Coach-Pot)혹은 오벌 챔버 팟(Oval Chamber Pot)이라고 불리는 부르달루(Bourdalou(e))라는 이름의 도자기가 있는데 생김새가 꼭 소스를 따르는 도자기(Sauce Boat)처럼 생겼습니다. 그래서 때로 그 쓰임새가 잘못 이용되는 웃지 못할 사건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것은 사실 18세기 영국에서 사용되었던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여성 전용 요강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화장실이 없던 교회나 연회장 같은 곳에서 여성들이 긴 치마 속에서 볼일을 볼 수 있게 한 것인데 말을 타고 가는 긴 여행을 뜻하는 코치 여행 (coach travel)을 떠나는 일이 종종 있던 상류층 부인들이 여행 중에 따로 화장실을 사용할 수가 없으니 그때 사용하기 시작하여서 기인한 단어입니다. 사진과 같이 부르달루는 소스 보트와는 다르게 소스를 따를 수 있는 뾰족하게 생긴 부분이 없습니다. [1]

 

보르달루의 도자기 이야기와 사진을 전시해 놓은 박물관의 사진, 사진https://visitstoke.files.wordpress.com

 

 닥터스 하우스(The Doctor's House)갤러리는 스톡온트렌트의 도자기 공장에서 일하던 사람들의 건강에 대한 역사적 사실과 예전 병원의 모습도 보여주고 있어서 흥미가 더했습니다. 과거에는 스톡온트렌트의 병모양 가마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연이 여과도 안되고 그대로 공기 중에 노출 되었기 때문에 남자 평균 나이가50세도 안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전시된 방은 커다란 병동의 모습이 아니라 의사의 개인 집 안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기다리는 대기실(waiting room)도 있고 도자기와 석탄 노동자들의 질병 등을 관리하던 컨설팅 방과 개인 부엌도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영국은 집 근처에 병원과 담당 의사를 지정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데 제가 이용하는 담당의사 병원도 이렇게 작은 가정집 같은 곳이어서 처음에 갔을 때 놀랐던 경험이 있습니다.  

 

글라스톤 박물관 안에는 타일 갤러리도 볼 수 있는데 특별히 타일을 만들었던  방법, 도구, 기계 등을 함께 전시하고 있습니다. 전시된 도자타일은 오래된 타일의 역사처럼 빅토리안 바닥 장식 타일, 고딕 스타일 타일, 아르데코 타일 등 다양합니다.

 

타일 만드는 도구와 기계가 전시되어 있는 타일 갤러리 일부. 사진 김선애

 

스톡온트렌트에는 이 두 박물관 말고도 에트루리아 산업 박물관( Etruria Industrial Museum), 포드 그린 홀( Ford Green Hall), 무어크로프트 도자기 공장 안의 박물관(Moorcroft Museum), 더스든 박물관 (Dusdon Museum) 등이 있습니다.

 



[1] Vic Sanborn, Regency Hygiene the Bourdaloue, Jane Austen’s World, visited 7 April 2015, https://janeaustensworld.wordpress.com/2012/07/16/regency-hygiene-the-bourdalo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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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sunaekim.com


이 글은 월간도예 2015년 5월 호에 실린 작가 선애킴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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