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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TISH CERAMICS/유럽 도자기 공장 & 박물관

존슨 타일 + 영국 장식 타일의 역사

존슨 타일 + 영국 장식 타일의 역사

 

런던에 있는 빅토리아 앤 앨버트 뮤지엄(Victoria and Albert Museum)에 가면 뮤지엄 카페( The V&A Café)가 있습니다. 미술관 안에 카페 전체가 장식 도자기 타일로 장식되어 있어서 홍차와 스콘을 먹으며영국스러움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장소입니다. 같은 층에 강의실(Lecture Theatre)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세라믹 계단(Ceramic Staircase)라고 불리는 곳을 지나게 되는데, 말 그대로 도자기로 만들어진 계단입니다. 계단도 모두 도자기 타일로 만들어져 있고 올라가면서 보이는 벽, 기둥 모두 도자기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매우 아름다워서, 조금 과장을 보태어 처음보는 순간 천국의 계단이 이런 것인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계단은 박물관 장식 디자인에 큰 몫을 한 프랭크 무디(Frank Moody) 스쿨오브디자인(Schools of Design)에 다니던 그의 학생들과 함께 디자인한 작품입니다.[1] 언뜻보면 도자기로 타일로 되어있는지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 요즘의 평평한 타일과는 달리 이탈리아 르네상스 스타일에 기초한 화려한 장식과 모자이크 기법이 인상적입니다. [2]

 

사진 1. Ceramic Staircase, 런던 V&A, 사진

사진 2. The V&A Café, 런던 V&A, 사진

 

영국 도자기 공장, 박물관 시리즈를 그동안 월간도예에서 시리즈로 다루어 왔는데 이번 시리즈는 타일이야기와 함께 마무리 지으려합니다. 그동안 많은 공장이 그들의 문화유산을 함께 나누기 위해 박물관과 방문센터를 열어두고 있는 것에 반해 이번 호에 소개하려고 하는 존슨 타일즈(Johnson Tiles)은 조금 그 성격이 다릅니다. 영국의 대표적인 타일 회사 존슨 타일즈을 둘러보기 전에 영국 타일의 역사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영국 타일의 역사

타일의 역사를 이번 호에 다 실을 수가 없을 정도로 그 역사도 길고 방대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중세시대 타일(13세기~16세기)은 건축 고딕양식의 발전과 함께 이루어졌습니다. 당시에는 많은 교회, 성의 바닥이 타일로 만들어져 있었고 오직 성직자, , 철학자 등만이 살 수 있었던 사치품으로 여겨졌습니다. 노란색 계열 장식이 붉은 갈색의 타일 배경에 상감되어있는 제품이 이 시대 많이 만들어졌습니다.

 

 중세시대 이후에 영국 타일의 발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나라는 이탈리아로, 마욜리카방식이 북유럽과 영국까지 전해지게 되었습니다. 하얀 주석유약(Tin Glaze)위에 색으로 장식된 타일 방식이 런던, 브리스톨, 리버풀 같은 도시에 전해졌습니다. 네덜란드에서 유행했던 블루 앤 화이트 델프트 웨어(Delftware) 같은 비슷한 기법이었습니다.[3] 영국 타일의 역사에서 델프트 기법이 중요한 이유는, 영국에서 또한 그들만의 기법으로 발전시켜 영국델프트 웨어 타일(English Delftware tiles)라는 특징적인 장르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델프트 타일은 보통 벽을 장식하는게 대부분이었으나 벽난로, 상점 안밖의 벽 등에 장식되었습니다. 사진 3을 보면 영국 델프트 타일 스타일을 엿볼 수 있습니다.[4]

 



영국 델프트타일, The Popish Plot, 1679-1680년 작, 소장 & 사진 V&A

 

18세기 영국에서 존 새들러(John Sadler)와 그의 파트너 가이 그린(Guy Green)에 의해 전사(Transfer) 기법이 발명된 이후에, 영국 타일은 한 단계 더 발전하게 됩니다. 전사지는 영국 테이블 웨어에도 중요한 발전을 가져왔지만,  1756년 처음 리버풀 도자기 공장에서 타일에 응용하기 시작함으로 타일 생산에도 혁기적인 발명으로 기록됩니다. 존 새들러는 유명한 델프트웨어 타일에 이렇게 전사지를 이용해 장식하는 기법도 실험했습니다. 예를 들어 사진 4에 나와있는 타일 속 주인공은 앤 베리 (Ann Barry, 1734 ~1801)라는 배우인데, 더 콘스탄트 커플(The Constant Couple)이라는 연극에서 해리 경(Sir Harry Wildair) 역할을 맡아서 유명해졌습니다. 18세기 후반 전사지에 장식된 인물들은 이처럼 당시 유명한 오페라, 연극배우들을 많이 묘사하고 있습니다. 전사지 기법의 시작은 동판에 그림을 새겨 전사용 얇은 종이(Potter’s Tissue)에 찍어내는 방법이었습니다.




 전사지로 장식된 영국 도자기 타일, 존 새들러(리버풀 포터리 공장), 소장 & 사진V&A



초기 전사 기법을 보여주고 있는  V&A전시 중 일부, 사진 김선애



18세기에 영국 전사 프린트 타일 (English Printed Tiles)이 꽃피웠다면 영국 타일 역사의 정점은 바로 빅토리아 여왕 시절인 빅토리안시대(Victorian Period, 1837-1901)입니다. 지금도 런던에 있는 V&A 6층 세라믹 갤러리스(Ceramic Galleries)에 가보면 그중에 헤들리 트러스트 갤러리(The Headley Trust Gallery, Room 144) 라고 있는데,  그 갤러리에는 건축과 관련된 크기가 큰 도자기가  주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13세기의 건축 도자기, 북유럽의 도자기 스토브, 커다란 타일 포르투칼 타일 패널, 네덜란드, 이슬람 타일, 영국 타일도 볼 수 있습니다.[5] 빅토리안 시대 영국 타일들은 그림과 색이 다양하게 장식되어 있고 아르누보 스타일, 윌리엄 모리스(William Morris), 윌리엄 드 모건(William De Morgan) 같은 사람이 미술과 공예운동(Arts and Crafts Movement)를 이끌며 아름다운 타일을 디자인했고, 대량생산 타일 디자인에 영감을 주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영국의 유명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였더 오웬 존스(Owen Jones, 1809-1874)도 모자이크, 타일디자인을 하면서 빅토리안 시대 디자인 혁명을 일으켰습니다.

이렇게 긴 역사 속에서 다양한 장식 타일을 생산해왔던 영국의 아트 타일은 지금도 집집마다 곳곳에 장식된 실내장식 타일에도 흔히 볼 수 있고, 그 유산을 삶 속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존슨 타일즈(Johnson Tiles)

존슨 타일즈는 1901년에 세워진 타일 회사 중 하나입니다. 1935년 남아프리카에서 브랜드 스토리가 시작이 되었지만, 현재는 영국에 헤드쿼터와 스톡--트렌트에 공장을 가지고 영국 타일 산업을 이끄는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타일 공장은 방문객에게 오픈되지 않았지만 BCB (British Ceramic Biennial, 영국 도자 비엔날레)와 함께 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하는 등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중요시여기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지난 도자 비엔날레였던 2013년에는 아티스트 산업 도자기 레지던시(Artist into Industry residencies)’라는 주제로 아티스트가 존슨 타일즈 회사에 배정되어서 레지던시 기간을 거치면서 프로젝트 결과물을 비엔날레에 전시했습니다. 당시에 시몬 페더스톤(Simeon Featherstone)이라는 작가는 존슨 타일즈와 함께 파빌리온을 기획했는데, 존슨 타일즈의 혁명적인 아트타일 기술을 사용하여 어떻게 예술작품과 이미지가 타일에 바로 프린트될 수 있는지에 대해  연구한 작품을 선보였습니다.[6]

 


2013 BCB 존슨타일 파빌리온, 사진 김선애 




  2013 BCB 존슨타일 파빌리온 부분, 사진 김선애 

 

또한 매년 BCB에서 전시하고 있는 작가들의 이름, 사진, 간단한 작업 설명 등을 커다란 타일에 전사기법을 이용해서 프린트하는 후원을 하고 있는데, 필자도 2011년에 전시에 참여했을 때 받은 타일을 아직도 소장하고 있습니다. 지금 보아도 사진을 완벽하게 타일에 옮기는 기술에 놀라울 따름입니다.

 

존슨 타일로 만들어진 아티스트 라벨 타일, 사진 김선애

 

머테리얼 랩(Material Lab)

존슨 타일즈가 더 주목되는 이유는 런던에 머테리얼 랩 (Material Lab)이라는 스튜디오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도자기 타일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비닐, 세라믹, 종이, 섬유, 유리 등 벽면에 부착할 수 있는 다양한 재료를 가지고 있고 누구나 들러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창의적인 워크샵, 아티스트, 디자이너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이 진행되기도 하고 다양한 리서치 또한  진행되고 있습니다. 저도 프로젝트 관련으로 리서치를 할 겸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타일 회사의 런던 스튜디오라기보다는, 표면 디자인(Surface Design)에 관심이 많은 디자인 스튜디오 혹은 아티스트의 작업실 같아 보였습니다.

특별히 원하는 타일의 샘플을 가져갈 수도 있고 자체내에서 운영하는 블로그(www.material-lab.co.uk/blog)에도 어떠한 활동을 하는지 자세히 나와있습니다. 예를 들면 런던의 유명한 2013년도에 클락큰웰 디자인 위크(Clerkenwell Design Week)에서 선보인 전시는 존슨 타일을 이용해 타일 장식을 하는 여러 가지 방법, 전통적인 실크스크린 방법부터 HD 디지털 프린트까지 보고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전시도 있었습니다. 지금도 일 년에 두 차례 열리는 디자인 위크에서 존슨 타일즈의 예술적인 참여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존슨 타일의 런던 스튜디오 머테리얼 랩, 사진 조은희

 

 



[2] Physick, John., The Victoria and Albert Museum: The History of its Building, London[The Museum],1982

[3]  700 Hundred Years of English Tiles, 2015, viewed 25 May 2015, <http://www.nederlandstegelmuseum.nl/Ectc/Extras/Bull29_Boizenburg.pdf>

 [4] 델프웨어 타일을 영국에서첫번째로 만든 사람은 Jan Ariens van Hamme와 그의 가족들 16명의 workmen 들이 런던 복스홀(Vauxhall) 1676년 제품을 생산하였다. van Hamme workshop에서 만들어진 타일들은'after the way practised in Holland'라고  묘사되었다. 영국 타일 생산에 중요한 기여를 하였다사진에 있는'Popish Plot' 타일은 영국의 왕 찰스 2(1160-1685)을 죽이기 위한 카톨릭계의 음모를 나타낸 씬입니다.

The Popish Plot, 2015, Viewed 20 May 2015, <http://collections.vam.ac.uk/item/O73461/the-popish-plot-tile-hamme-jan-ariens>

 

[5] Room 144: Architecture Ceramics, 2015, Viewed 18 May 2015, <http://www.vam.ac.uk/content/galleries/level-6/room-144-architectural-ceramics>

 

[6] British Ceramics Biennial, 2015, viewed 15 April 2015, <http://www.johnson-tiles.com/blog/2013/10/british-ceramics-biennial>






www.sunaekim.com


월간도예 2015년 7월호에 실린 내용(편집 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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