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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TTERY IN KOREA

‘신안해저선에서 찾아낸 것들' 은 무엇일까?

어렸을 때 보았던 영화 한 편을 기억한다. 내가 정말 어렸을때... 초등학생도 안되었던 때인데 내 기억으로는 6살 혹은 7살이지만

컬러 TV로 본 기억이 있으니 초등학생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희미한 기억 속에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영화였는데, 텔레비전에서 방영해주었다. 지금도 그 영화를 보면 기억날 장면들이 있는 것, 

그리고 내가 도자기에 흥미를 가지게 된 것도 그 영화를 보고 난 이후가 아닌가 한다. 


이쯤되면 블로그를 읽는 사람들은 내가 나이가 정말 많을 것이라고 예상하겠지만 ㅎㅎ 아닙니다 ㅎㅎ

이렇게 세월이 빠르게 그리고 다이나믹하게 흘러가는 것을 보면 정말 나도 신기할 따름이다. 


내 기억 속의 첫 텔레비전은 흑백이었으며, 컬러 tv를 사서 좋아했던 기억도 있는데 

지금은 52인치, 구부려지는 플라즈마 텔레비전도 있고, 인터넷도 있고 그리고 스마트폰도 있다. 

그리고 나는 기억력이 좋아서 사소한 어렸을 때의 일, 집에 있는 오래된 물건에 대한 자질구레한 기억도 모두 가지고 있다. 

기억력이 내 학창시절 학업에 당연히 도움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ㅎㅎㅎ 


서론이 딴 길로 갔지만...

아무튼, 나는 그 영화를 다시보고 싶어서 검색도 해보았는데 찾을 길이 없다. 다큐멘터리는 나왔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영화는 아직 못찾았다. 다시 보고 싶은데 ㅜㅜ 찾을 날이 있지 않을까. 



‘신안해저선에서 찾아낸 것들' 이란 제목으로 국립 중앙 박물관에서 전시가 열리고 있다. 

정말 너무나도 기대하고 고대하던 전시인데 큐레이션도 재미있다. 큰 전시장을 마치 신안선이 발견되었던 그 때로 되돌려놓았다. 


사진을 정말 많이 찍었는데 일부만 공개한다. 






위 사진은 뚜껑 같은데 이렇게 각기 같지만 다 다른 모양이 마치 절편같다. 

어찌 이리 다 같은 모양이 하나도 없을까?

유럽에서 만들어진 것들은 석고를 이용하여서 색을 바꾼다던가 패턴을 바꾼다던가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중국에서 이 시대에 만들어진 것들은 하나 하나 손으로 만들다 보니 이렇게 또 아름다운 컬렉션을 보여준다. 



나는 오래된 청자가 좋아서 도자기를 시작했다. 

이번 전시는 한국의 청자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러한 역사 속의 다양한 에피소드가 나를 설레이게 한다.

그리고는 혼자 상상을 해보는 것이다. 


내가 저 도자기를 만든 사람이라면, 내가 도자기들을 운반하는 사람들이라면.. 판매하는 상인이라면...?


그리고 또 상상을 한다. 당시의 도자기와 중국, 일본의 관계, 무역, 한국은 그 때 어떤 상황이었나... 

괜히 궁금하고 또 궁금하다. '동아시아의 문화교류' 라고 하면 왠지 딱딱하게 느껴지는데 

그 시대로 타임캡슐을 타고 가서 내가 주인공이 되는 상상도 해본다. 

물론 이러한 상상과 함께 공부도 하고 연구도 한다^^


나는 진정으로 이런 것들이 너무 재미있고, 

알아가면 알아갈 수록 더 흥미를 느낀다.





그리고 이런 것이 너무 재미있다.


도자기를 이렇게 운반해 놓은 저 상자 상태 그대로.


다 같은 도자기 같은데 자세히 보면 크기도 조금씩 다르고 색도 다 다르다. 

한 개 한 개 특징이 있고 인격이 있는 듯... 색을 뽐낸다. 

그 위에 살포시 앉은 호박같이 생긴 주전자며 그 위를 덮은 나무며, 

그리고 운반 상자. 저 그대로가 하나의 예술 작품이다. 











DSLR 사진기를 챙겨놓고 깜박 놓고 가서 휴대폰으로 찍었더니 사진이 다 말썽이다. 


저렇게 살짝 깨진 것들도 많지만 또 그대로 보존된 것도 많다. 

신기하다. 








저 항아리들은 무엇을 담았을까. 

아니, 무엇을 담기위해 만들어졌을까. 

이미 조개화?된 도자기도 보이고^^

영국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의 세라믹스 갤러리를 연상하면서도 

또 다른 깊은 매력에 빠져든다.






약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전시장을 둘러보았는데, 

도슨트가 설명해주는 시간도 있었다. 따라다니다가 너무 시끄러워서 제대로 들을 수가 없었다. 

주말이라서 사람이 많았던 것... 

그대신 설명app을 다운받아서 들으면서 작품을 감상했다. 

벽에 있는 설명과 함께 APP에서 나오는 친절한 이야기랑 함께 들으니 

도슨트 이야기에서 자칫 띄어넘는 부분도 꼼꼼히 보고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사실 나는 전시장에 혼자가는 편이다. 

정말이지 간혹....친구랑 함께 가기도 하지만 

나에게 전시장을 둘러보는 것은 문화생활과 삶의 여유...이런 것이기 전에 

'일' 이고 '공부' 이기에 그만큼 혼자만의 시간이 정말 중요하다. 

전시를 보면서 사색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물론 혼자가면 전시를 다 본 후 이야기하면서 나눌 시간이 없어서 아쉬운 면도 있지만...

모든 일에는 기회비용이 있나보다. 

그래도 간만에 마음에 들었던 전시를 한국에서 보게 되어서 감사하다. 


결론.... 

신안 해저선에서 찾아낸 것들은 도자기만이 아니다. 

역사의 한 조각도 찾았고, 내 어린시절의 꿈과 기억도 찾았고

또 도자기를 통한 기대감과 희망도 찾았다. 

내가 어렸을 때 신안 보물선 영화를 보면서 꿈을 꾸었듯이 

전시장의 어린이들 중 누군가도 꿈을 꿀 수 있을지 모른다. 

다시 한 번 이런 전시를 보면서 작업에 대한 생각과 내가 가야할 길을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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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Ceramic Artist Sun Ae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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