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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2017 미국레지던시

미국 레지던시 DAY 15~18

Day 15 20173 5 일요일

 

오늘은 아침에 주연언니 어머니가 한국으로 다시 떠나셨다. 너무 재미있는 분이라서 나도 아쉬웠다. 엄마가 생각날 정도로 너무 잘해주셨다.

 

아침에 교회에 갔다가 오후에 오니 집안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목요일에 결혼하고 받은 서류를 변호사에게 넘겨야 하는데 서류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긴장이 감돌았다. 20 정도 서류와 방을 뒤졌는데…. 다행이다. 찾았다. 에휴 ㅜㅜ

나도 항상 중요한 서류 너무 ~~~ 놓아두어서 잊어먹곤 하는데. 흉볼 일이 아니다. 항상 그러고 있으니. 너무 다행이다.

 

6시쯤에 드류 학교 건축교수가 집을 샀다고 해서 초대했다. 나도 졸졸졸 쫒아갔는데 세상에나 집이 너무 아름답다. 미국에서 흔히 있는 하우스 형태인데 건축 교수라서 그런지 집을 미니멀하지만 정말 아름답게 꾸며놓았다. 2, 지하실, 뒷마당, 앞마당로 이루어진 한채가  단돈 1 5.   당연히 돈의 1/10 없는 나지만그래도 1 5천이면 정말 싸다는 것은 안다. 그래도 이런 곳에 혼자는 같기도 하고.. 풀타임 직업이 있으면 수도 있을 같기도 하고ㅋㅋㅋㅋ

혼자 머리속에서 상상의 날개를 무렵 루이지애나에서 오는 방문교수를 공항에 픽업하러 갔다.

 

공항에 가니 훤칠한 교수가 가방을 가지고 기다리고 있다. 앤디 쇼라는 도예가 이자 LSU 교수이다. 월요일, 화요일 학교에서 워크샵 데모와 프리젠테이션을 한다고 한다. 다같이 태국음식을 먹으러 갔다. 그렇듯 팟타이를 시켜 먹으며 (이것은 롱초이스 별로 맛이 없었다) 이것저것 이야기를 했다. 나는 주인공이 아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주로 듣고 있었다. 무척 젠틀맨으로 조근조근 이야기를 하신다. 한국 사람들이 좋아할 ? 만한 선한 인상을 가지고 있으셨다. 평생 소리 안낼 같은 목소리가 인상깊었다. 나도 이렇게 ㅋㅋㅋㅋㅋ 얌전했으면 하는 생각. 그럴일은 없다는 생각

 

저녁을 먹고 호텔에 같이 갔는데 세상에 호텔이 너무 좋다. 무슨 나무로 지어진 집같기도 하고 카페같기도 하고 팬션 저리가라의 인테리어. 나와 주연언니는 계속 wow 외쳐대며 이곳저곳 구경하였다. 집에만 계속 있고 싶을 집이다. 집순이인 나에게는 위험한 . 집이 좋아서 밖에 안나올 .

 

집으로 돌아간다. 요즘에 고양이들과 논다. 그리고 하는 일도 없는데 몹시 피곤하다.

바로 취침.






 



 

Day 16 20173 6 월요일 비가 주르르르르륵 ㅜㅜ



아침부터 앤디쇼의 데모가 있어서 점심 전까지는 Throwing Water Carving이라는 데모를 보았다. 넘나 멋진 . 나중에 나도 응용해 봐야겠다. 점심 이후에도 볼까 했는데 같은 것을 다른 수업에서 비슷하게 하셔서 스킵하고 굽을 깎았다. 굽을 깍는데 엉덩이가 허리가 너무 아프다. 그래도 열심히 해보았다. 얼마만에 해보는 . 12 만에 처음 깎는다 ㅎㅎㅎㅎ 그래도 얼추 예전을 따라 가려고 하는 같기도 하고 아닌 같기도 하고 아직은 모르겠다.

 

요가를 가려고 길을 나서는데 비가 엄청 내린다. 우산이 없다. 깜박했다. 겨울 잠바가 방수라서 그냥 깡으로 맞고 30분을 걸어갔다. 요가 때마다 진짜 산넘어 산이다.

 

돌아오다가 하도 추워서 이대로는 못살겠어서 SU가서 브로콜리 치즈 수프를 사서 돌아왔다. 넘나 짜다. 하나같이 미국 음식은 고염식인가. 이러다가 복근 없어지겠구만.

그래도 비를 맞으며 작업 것을 정리했다.

white/emptiness/grey/home

 

우선 4가지를 애크론의 색으로 결정하고 기능적이면서도 센터피스, 피겨린 같은 스컵쳐 작품을 만들 예정. 이전에 했던 작품과 연관이 되면서도 새로운 작품이 같아서 비는 맞았지만 마음은 개었다.



 

 



 

 

 



Day 17 20173 7 화요일 비가 주르륵주르륵 추워



 

오늘은 드류 생일이다. 일주일 전부터 내가 케이크를 만들어주겠다고 큰소리 탕탕 쳤는데 막상 만들려고 하니깐 이것저것 없는 투성이다. 그리고 오랫동안 손을 놔서 도대체 만들 있을까 걱정했다. 다행히 어제 만들어놓은 케이크 시트가 맛나다. 어제 케이크 시트 만든다고 생쑈~~를 했다. 저울이 없었던 것. 다행히 내 텀블러가 100ml/200ml/300ml 눈금이 있었다. 그람이랑 대충 비슷하겠지 하는 생각으로 그냥 도전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케이크를 멋지게 완성하고 싶은데 거실에서 자고 있는 웨이드가 안일어난다. 일어나라 ㅜㅜ 그래도 깨우면 안되는데 나가야할 시간이 되어서 어쩔 없이 샤워를 했다. 샤워 소리에 깨울까봐 완전 마지막까지 기다렸는데 일어나서 어쩔 없었다. (정당방위 ㅋㅋㅋ) 샤워를 후다닥하고 얼른 아이싱을 만들어서 낮은 케이크 하나를 완성했다. 물론 저울이랑 자동 whisk 같은 것은 없었기 때문에 그냥 숟가락으로 저었다. 자연스럽게 (=대충) 아이싱을 올리고 호두, 초콜렛 뿌리니 그럴싸 하다. 먹었다. 우아…. 진짜 맛있다. 동생의 . 내가 그래도 따라 했구나. 세상 맛있는 당근 케이크.



 

주연언니가 옆에서 아침부터 두꺼운 스테이크와 계란 후라이를 구워 주셨다. 아침부터 거하게 먹고, 촛불은 없었지만 생일 케이크 조각씩 먹고 나섰다.

 

나를 학교에다가 데려다 주고 드류는 방문 교수인 앤디 Andy Shaw 호텔로 데릴러 갔다. 12시에 학교에서 프리젠테이션이 있었다. 나는 아침부터 열일하고 (=물레 굽깍고) 12시에 렉쳐를 보러 갔는데 무려 1시간이 넘는 시간에 150장의 사진을 보여주시면서 이야기를 하셨다. 간간이 작업과 더불어 학생들 어떻게 가르치고 하는지 보여주었는데 여기서 하나하나 설명할 수는 없지만, 나로서는 정말 감동이었다.



 


Off the record 루이지애나 주립 대학교에서 9년간 교수로 있으면서 루이지애나를 벗어나는데 9년이 걸렸다고 했다. 누구나 삶의 힘겨움이 있구나. 루이지애나 주립대학은 세라믹으로 미국에서 랭킹 7위의 학교이다. 그런 학교에서 오랫동안 학생들을 가르쳤지만 그곳에서 계속 있고 싶지는 않으셨다고 한다. 작업도 지금 전환기를 맞이하여 엄청 흥미진진하다. 마치 나의 입장과 비슷해서 많은 공감이 갔다.

 

머물지 않는다.

 

내가 가진 철학 하나이다. 공간의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작업이 고인물이 되게 하고 싶지 않다. 프로젝트마다 나를 시험하고 Push하고 도전할 것이다. 안주하고 싶지 않다.

 

 

여기 오면서 내가 생각한 것은 것은 아니다.

 

나에겐 사색의 시간 절실히 필요했고

내가 가진 생각과 즐거움이 작업을 통해 남에게 전염된다 생각을 항상 가지고

목숨걸고 열심히 작업한다.’

 

저녁에 생일 파티를 하러 Darby’s 라는 곳에 버거를 먹으러 갔다. 미국에 왔으면 버거를 한번쯤 먹어줘야지 하는 마음에 classic burger  chips 시켰다. …. 그런데 나온 것은  크립스스…. 포카칩 같은 ㅜㅜ 그새 까먹었다. 미국은 칩스가 칩스가 아니라는 것을. 그래도 버거는 상당히 맛있었다. 내가 먹었던 버거 중에 단연 기억에 남을 만한 것이다. 패티만 먹어도 배부를 만한 어메리칸 사이즈.


Pub에서 40분을 기다려서 그런가 맛있었나…. 모를 일이다. 주연 언니, 드류, 웨이드 그리고 나는 서로 농담까먹으며? 엄청 웃었다. 세상 재미있는 팀이다. 진짜 깔깔깔 깔깔깔 하하호호 웃으면서 저녁을 함께 했다. 웨이드는 내가 한국에 가면 다음으로 visiting artist 온다고 한다. 집에 오니 너무 피곤하다. 그냥 잠에 골아 떨어졌다.







 

Day 18 20173 8 수요일 바람 억수로

 

어제 뭐가 그리 피곤했는지 조금 늦게 일어나서 아침도 제대로 못먹고 망고 반개를 먹었다. 8시에 집에서 나가야 하는데 7 넘어서 일어났다. 일어나자 마자 한국에서 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케이터링 메뉴 관련해서. 케이터링을 많이 하다보니 이제 도가 같지만 그래도 하나하나 메뉴 선정은 나도 신경을 써서 리서치를 한다.

 

도시락을 대충만들어 학교에 갔는데 아침부터 먹은 것이 없어 정신이 몽롱하고 집중이 안된다. 밀린 드라마를 보면서 낙엽 무더기를 만든다. 하루종일 만들어도 끝날것 같긴한데.. 이런 단순 노동 작업은 역시 드라마를 보면서 하는 맛이다.

 

예전에는 눈길도 안주던 학생들이 와서 낙엽 무더기를 보더니 너무 아름답다면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해서 보여주고 설명해주었다. 사실 귀찮기도 하겠지만, 나는 지식의 나눔을 실천하고 싶으므로 어떻게 하면 된다는 것도 알려주고 이것저것 설명해준다. 내가 없어서 물레를 그냥 대충 찼다고 하니 학생 아줌마 명이 자를 빌려주신다. 너무 고맙다. 내일은 제대로 cm 재서 물레를 차야겠다.

 

밀린 드라마 보면서 낙엽 만들다 보니 엉덩이도 엄청 눌리고 목도 아프고 무엇보다 커피 생각이 간절했다. 저번에 찾은 애크론의 유일한 커피 맛집에 가고 싶었으나 구글 지도를 보니 30분은 걸어가야 한다. 커피 마시러 1시간을 왔다갔다 해야 하는 것이다. 날씨는 물론 엄청 춥고 바람이 어마무시하다. 결국 점심을 먹고 스타벅스로 가서 그냥 화이트 커피를 마셨다. 카페인의 효과인가. 각성이 된다. 근데 무릎이 아프다. 무언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가인생은 힘들고만 ㅎㅎㅎㅎ

 

낙엽 무더기가 드디어 끝났다. 애크론의 한가지가 낙엽으로 표현되었다. Grey칼라를 쓰고 싶은데 색상은 이제 실험을 하고 조금 생각을 봐야겠다.

 

4 조금 넘어서 요가를 가려고 나서는데 무언가 바람이 심상치 않다. 하나님 ㅜㅜ

요가 갈때마다 이렇게 바람. . 비로 시련을 주시나요.  런던 꿈이있는교회 설교를 들으며 가니 그래도 힘이 난다. 요가 때마다 30 이상 걸어서 눈길, 토네이도, 바람, 비를 헤쳐나가지만 하루 종일 생각을 가장 정리할 있는 시간이다.

오는 길도 험난하다. 토네이도 오나 정도로 바람이 불어서 앞으로 나아가기가 힘들었다. 하루 하루 극기 훈련이구나. 날씨가 영국이 좋았던 거였어. 역시 사람은 감사할 알아야한다.

 

무사히 와서 동생이 2 전부터 말한 카페 현수막과 프린트 디자인을 마쳤다. 봄맞이로 이것저것 바꿔야 하는데 내가 없으니 동생 혼자 끙끙대면서 하고 있다. 그래도 여기서 열심히 지원사격 ^^ 멋진 인테리어로 바뀌길 바라면서..

 

. 냄비에 감자 삶는다고 해놓고 그냥 까먹었다.

내일 그대로 삶아서 아침으로 먹어야지. 굿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