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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2017 미국레지던시

추워요 - 미국 레지던시 DAY 19~22


Day 19 20173 9 목요일 바람바람바람

 

오늘 하루 종일 물레를 찼다. 그런데 왼쪽 무릎이 많이 아프다. 만져보니 약간 덜그럭?

거리는 같기도 하고. 집에 와서 일찍 쉬었다. 내일은 열심히 굽을 깍으려고 한다.

물레를 차서 어쩔 수없이 힘이 들어가서인지 모르겠다.

 

친구들이나 가족들이 농담인지 진담인지

미국 가서 남자 찾아오라고 했는데 여긴 남자고 여자고 사람이 없다.

미국은 밖에 나가면 온갖 차들과 낮은 건물 뿐이다. 학교에는 19, 20 애들 혹은 중년이 넘어서 새로운 길을 찾아나서는 아주머니, 아저씨, 할아버지들.

 

그나저나 이렇게 중년이 넘고 60 넘어서 새로운 길을 찾아 떠나는 분들을 보면 정말 대단하고 존경스럽다. 나도 도자기 만들기를 평생 한다고 하지만, 사는 세상 살면서 24시간 도자기만 하고 살까. 결혼도 하고 애도 낳고 육아에 지치고 아이들 커가는 보고 상황에 따라서 다른 일도 하고 이것저것 하면서 살아가겠지.

앞으로가 재미있을 같은 인생이다.

 

여행가고 싶다.





 

 

Day 20 20173 10 금요일 눈이 펑펑

 

한국은 지금 대통령탄핵이 되어 나라가 뒤숭숭하다.

여기 애크론의 한적한 마을에는 밤새 눈이 펑펑왔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건조한 날씨에 주말에 눈까지 왔으니 봄이 언제 오나 싶다.

하지만 봄은 그렇듯이 찾아온다. 우리의 인생에서도 봄은 찾아온다.

 

요새 런던 꿈이 있는 교회 설교 말씀을 계속 듣는다. 반복해서도 듣고 새로운 설교가 일주일에 2 나오므로 나오는 날짜를 기다려서 듣는다. 어제도 설교를 듣다가 이영주 목사님이 그러셨다. 아무리 힘들어도 매일 칼로 누가 쑤시는 것처럼 365 매일 그리 아파 죽는 것은 아니라고. 하루 하루 현재를 살아가면 된다고 하셨다. 미래를 너무 걱정하는 사람은 외롭고 우울하다고 한다. 어쩜 말씀 말씀이 상황에 들어맞는지 많이 회개했다.

 

여기와서 절실히 느끼는 중의 하나는 역시 나는 빽도 없고 돈도 없고, 있는 것은 하나님 뿐이라는 . 그래서 여기를 보내셨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나님을 알아가라고. 하나님이 은혜가 족하도다하면 족한 것이고, 행여나 하나님께서 높여주신다고 하면 높임받다가 교만하다~ 하시면 다시 낮춰지는 거고. 하나님의 계획에 인생을 맞추어 사는 것이다. 크리스찬은 인생이 힘들고 삶의 이방인이라는 . 한번 사는 인생 아브라함처럼 떠나라 하면 떠나서 개고생하고 욥처럼 시험하겠다 하시면 시험받는 것이고. 과연 나는 믿음의 조상들처럼 하나님을 사랑하고 믿을 있을까. 연약한데 ㅜㅜ

 

아침에 우버 택시를 타고 잠시 요가를 하러 갔다. 너무 추웠는데 저번에 마셨던 커피를 마시겠다고 영하의 날씨에 바람도 불고 눈발도 휘날리는데 30분을 걸어 카페로 갔다. 그리고 다시 30분을 걸어 학교로 갔다. 커피는 5분만에 마셨다. 번다시 짓은 못한다고 본다. 날씨가 좋아서 룰루랄라 하기 전까지는 안해야지. 귀국할 디카페인 원두나 사가야겠다. 당장 사와서 마시고 싶었지만 10온즈짜리만 팔아서 너무 많아서 보관도 그렇고 고민스러웠다.

 

학교에 오자마자 간단히 바게트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고 (내가 만들었지만 맛있었다. 그나저나 그만먹어야 하는데 ㅜㅜ) 굽을 깎았다. 정말 오랜만에 깎보니 깎는데 하루 종일 걸린다. 작은 하나 깎는데 시간 이상씩 걸렸나 보다. 이유인 즉슨, 물레를 오랜만에 차다보니 두껍게 만들어져서, 굽도 깎고 안쪽도 깎고깎고 다깎았나 보다 하고 보니 무겁고, 다른 것과 비교해보니 아니다 싶어서 깎고 깎고 깎고.

물레 성형이 아니라 굽깍기 성형이다. 아이고.

그리고 손톱이 길지는 않은데 그새 자라서 조금 튀어나와 있어서 계속 긁힌다. 아이고.

힘든 물레. 어서 물레 성형 끝나고 다음 단계로 가야 할텐데….

 

집에 오자마자.. 먼지를 먹어서 샤워를 하고  맨몸운동 쌤인 멸병의 기계체조 유투브를 계속 보았다. 얼라이브에 이제 경기도 하남시로 옮기는데 정말 고민이다. 계속 맨몸운동을 하고 싶고 발전시키고 싶은데 2시간 이상이 걸린다. 실력으로 몰고 가는 것도 어림없고 어찌해야할지. 여기서 운동을 마음껏 못해서 사실 스트레스 받고 있는데 유투브 보면서 조금씩이라도 해야할까. 과연 내가 있을까. ㅜㅜ 운동 열심히 하는 남편 만나서 내가 운동하게 했음 좋겠다. 항상 옆에서 채찍질해야 운동하는 여자 . 온갖 생각이 교차되는 밤이다.

 

 

 

 





Day 21 20173 11 토요일 얼어죽을 날씨

 

나는 초등학교 다닐 부터 일기쓰는 것을 좋아했다. 심지어 안네의 일기에 감동을 받아서 일기장을 포니라고 이름붙이고 포니에게 이야기하듯이 일기를 썼다. 6학년 일기가 하루도 빠짐없이 지금도 있다. ㅎㅎㅎㅎㅎ

 

왜이리 기록을 남기는 것에 집착하는지 영국에서도 영수증을 하나도 안버리고 놔두었다가 (결국 마지막에 버리고 ㅜㅜ ) 모으고. 한국에 이후도 절대 영수증 안버리고 다달이 모으고. 외국에 가면 티켓이나 영수증을 정리한다. 정리벽이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기록하는 것을 좋아하는 같다는 생각을 오늘 처음했다.

그리고 이러한 습관이 작업에 자연스럽게, 나도 모르게 적용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침에 늦게 일어났다. 이렇게 늦잠 것은 처음이었다. 일어나서 까맣게 바바나로 바나나 월넛 케이크를 후다닥 만들었다. 맛이 상당히 좋다. 도구도 없이 대충 만들었는데 근사하다. 양배추, 감자, 버터넛 스쿼시, 양파를 넉넉하게 잘라서 짜장을 끓였다. 요리하다가 보니 벌써 11 30분이 넘었는데 배는 안고프다. 요리 하면서 하도 주워먹어서 ㅎㅎㅎ

 

감자를 깎다가 손을 베었다. 왼쪽 가운데 손톱이 엄청 나갔다. 물레는 만들었군.

월요일에 뚜껑만들어야 하는데 라텍스라도 끼어야 하나보다. 지금 타이핑을 치는데 손가락이 아프다.

 

집에서는 컴퓨터 하는 곳이 마땅하지 않아 쇼파에서도 하고 누워서도 하다가 이러다가 허리 나갈 같아서 집에서 10 거리의 스타벅스로 걸어나왔다. 역시 아무도 걷지 않는다. 차만 다닐 뿐이다.

 

2015년부터 계속 관심있어서 표현해오던 수학, 물리 그리고 세라믹에 관한 리서치 프로포절을 쓰기로 했다. 작업도 작업이지만 정말 예술가는 항상 proposal application 싸움이다. 한국에 가면 밥먹을 시간도 없이 바쁠테니 지금 잠도 자고 푹쉬고 그리고 열심히 연구와 일을 해야겠다. COLOUR 대한 리서치도 해야하는데…. 욕심만 많고 하는 일이 없는 같다. 페북을 하다보면 열심히 살아라 너무 열심히 살지 말아라라는 성공한 사람들의 기사와 이야기들이 넘쳐난다. 나대로 살아야겠다. 열심히 살고 열심히 살지 말아야겠다.

 

요새는 페북 꼴도 보기 싫다. 정치에 아예 관심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극단적으로 따라가지도 않는다. 우리는 모두 인간이고 죄를 짓고 살아간다. 이제 끝까지 치인 사람의 절망적인 끝을 보겠다면서 인격모독하는 글이 올라온다. 사람이 지은 죄는 분명히 잘못했고 법에 따라 심판을 받아야한다. 하지만 인격 모독은 너무들한다고 생각된다.  무죄추정의 원칙은 어디 가고 소수의 의견이 철저히 무시된, 말만 민주주의 대한민국의 속을 보았다. 해도해도 너무해서 나는 박대통령에게 인간적으로 측은지심까지 들었다. 사람은 바뀐다고 하지만, 바뀔 있다고 믿는다. 사람도 이번 일을 계기로 새사람이 되길 기도해볼 .

 






 

Day 22 20173 12 주일


오늘은 한인교회를 한번 가기로 하고 우버택시를 불렀는데 안온다. 집앞에 도착까지 12분이라고 앱에 나와있는데 계속 10분에서 안움직이더니 결국 교회에 늦게갔다. 

집에서 차로 약 20분 걸리는 곳이었다. 물론 처음 가본 지역이었는데 예배시간에는 집중이 잘 안되었다. 생소하기도 하였고 조금 늦은 감에 설교시간 전에 새신자 카드 작성하고 하다보니 정신이 없었다. 


20명남짓될까 하는 작은 한인교회였는데 역시 애크론에 한인들이 많이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배가 끝나고 컵라면을 먹으면서 집사님들이 이것저것 궁금한 이야기 물어보시고 해서 단란하게 점심식사를 할 수 있었다.

내 또래가 있을리라고 생각도 안했지만 그래도 미국에서 오래동안 사신 집사님들이 인사라도 건네주시고 잘 챙겨주셨다. 감사한 시간이다. 



몸이 많이 무겁다. 엉덩이도 쳐지는 것 같고. 배도 그렇고. 

내일부터는 운동을 시작해야겠다. 머리도 아프고. 


집에 와서 밥을 먹으니 졸음이 스멀스멀... 한두시간 정도 잠깐 잤나보다. 

한국에 동생은 혼자 힘들어한다. 내가 오면 벌써 스파를 가겠다는 등 휴가계획을 세우고 있다. 


나는 여기의 삶이 지루하다. 작업만 24시간 할 환경이 아니라 더더욱 그렇다. 

어디든 하나님께서 가라고 하면 가겠지만 

시골 아닌 시골에는 못 갈 것 같기도 하고, 적어도 차없이. 

또 상황이 닥치면 물론 어떻게든 하겠지.. 라는 생각을 하곤한다. 


주연언니가 중국에 15년인가...오래 살았는데 거기서 있었던 이야기와 시스템 이야기를 많이 해주신다. 재미있다. 

중국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스멀스멀든다. 특별히 별로 맛있는 것 먹기에 취미 없는 나도 먹방찍으러 가고 싶다. ㅎㅎㅎㅎ


이번주도 감사하다. 

무언가 내 인생이 가야할 길을 찾은 것 같다. 역시 사색의 시간은 중요하다.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이시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