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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2016 동행 프로젝트

Perceive, Feel & Sense #3 EVERYDAY

온갖 촉수는 수많은 다른곳들을 향해 있으면서... 작업을 하겠다고 쉽게 말하는 건....

혹시 작업이란 노동을 / 작가라는 직업을 너무 우습게 보는건 아닌걸까. 그것이 무엇인지 푹 빠져보기는 한걸까.

나/너/그/그녀/그들이 쉽게 내뱉는 작업이란 말은 한푼한푼 모으는 돈과 확보할수 있는 모든 물리적이고 정신적인 시간들로 하루가 마지막인것처럼 작업하며/죽을것 같이 좌절하며/보장되지 않는 희망으로 다독이며/또다른 하루를 고민하는 지인들을 매번 생각하게 만든다. 





오늘은 이렇게 시작하려한다. 

아티스트면서 교육자인 지인이 최근 sns 올린 글이 왜 이렇게 공감되어서 소개한다. 

나 혼자만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내 생각에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작업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것이 마치 밤을 새면서 오직 만들고 생산하는 것에만 집중하는 것인줄 아는 것이 아닐까..

열심히 하고 있다는 말은 단순히 열심히 생산적으로 작품을 위한 노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 절대 아니다. 


얼마전 도예가의 일기 #12 에서도 잠깐 소개한 듯이 

어마어마한 solitude가 있어야 한다.

사람과 네트워킹을 피하라는 말이 아니다. 

여기서의 고독은 생각과 연관이 많을 것이다. 작업에 대한 철저한 고민과 생각. 

그리고 그 노력과 깊이가 solitude라는 말까지 도달하는 

그 레벨이 되었을 때 비로소 제대로 된 작업이 나오는 것이 아닐까 한다. 










사실 나는 작업을 정말 빨리 하라면 빨리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석사시절 한 친구가 나를 Industrial Speed라고 놀리면서 옆 자리에 있으면 자기가 상대적으로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고 여겨진다고 농담까지 했다. 

그만큼 나는 시간을 그 친구보다 2배는 작업에 투자했다. 

그리고 프로젝트마다 그 시간의 길이가 달라지니, 그때에는 비교적 짧은 시간이 필요했나보다. 


이번  Mods Gallery에서 선보이는 작업은 

시간이 진짜 오래오래 걸린 작업을 하나 선보인다. 

2010년 이후 부터 계속 기능적인 목적이 더 강한 테이블 웨어다운 테이블 웨어를 디자인하고 판매하고 싶었다. 

거의 5년이 넘게 걸린 프로젝트를 이제야 완성하는 것을 보니 

사람 일은 진짜 어떻게 될지 모르나 보다. 

그리고 이 작업을 브랜드화 시키는 일도 진행 중이다. 













아직 제대로 사진 찍은 것도 아니고 내가 작업실에서 

대충 디테일 사진만 찍었다. 그래서 보아지기에 조금 부족한 면이 있다. 



이 작품을 진행하면서, 프로세스가 삐걱거리고 있을 때마다 

나는 참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사실 나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은 아니다. 주로 다른 곳에 풀기도 하고 

나만의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서 작업에 쏟는 시간, 열정 그리고 그로 인한 다른 일이 생기는 것은 

그러려니 한다... 나의 정신건강을 위해 조금은 쿨 한 척 하기도한다. 


문제는 내가 계획한 것들, 예를 들어 시간이나 외주를 줄 때, 

남을 시켜서 무언가를 할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그래서 내가 어시스턴트 두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언젠가는 어시스턴트를 둘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러면 나만의.. 고독의 시간이 줄어든다. 


모든 메이킹 프로세스에서 발생되는 

아주 작은 일 부터 큰 일까지 

나의 사색의 시간에 포함되는데

누군가 나를 도와주면 

그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리게 된다. 


그 대신 이메일, 지원서 등을 도와줄 사람은 정말 필요하다. 



근에 또 다른 지인이 한 뉴스를 공유했다. 그 중 일부를 여기에 덧붙인다. 


http://m.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25250


한국을 떠나니 무엇이 가장 좋았나?
인간관계가 스트레스였다. 남들은 재밌게 잘 지낼 사람으로 보는데, 나는 사람 만나는 걸 싫어한다. 50에 내가 한 가장 큰 결심은 ‘만나기 싫은 사람은 안 만난다’는 것이었다. 이건 다른 사람들한테도 해주고 싶은 얘기다. 오늘 저녁 만나는 사람이 나에게 정말 중요한 사람인가, 그 사람을 만나면 정말 기쁘고 즐거운가 질문을 던져보라고 하고 싶다. 쉰이 되니 확신이 들었다. 아니라는 거다. 일본에 간 이유가 그것이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한국에 오니까 부르는 곳도 많고 다시 번잡해진다. 그래서 여수에 내려가려는 것이다.


외로움을 받아들이면 어떤 이점이 있나?
자기 성찰은 외로움에서 온다. 외로운 시간을 가져봐야 한다. 주말에 반나절이라도 혼자 있어볼 필요가 있다. 전화기·텔레비전·SNS 다 꺼놓고. 그렇게 혼자 있는 시간이 불안하지 않으면 정상이다. 하지만 아마 다들 못 견딜 것이다. 일본에 처음 가서 아무것도 안 하니까 미칠 것 같더라. 그 시간을 잘 견뎌야 성찰이 가능하다. 성찰은 내 안의 나와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렇게 성찰을 해야 소통이 가능하다. 더 외로워야 덜 외롭다.


외로우면 정말 불안할 것 같은데.
불안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공부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 삶을 풍성하게 해주는 것을 공부하면 자신감이 생긴다. 몰입의 대상이 있다는 것은 행복하다. 사람은 몰입할 때 재미를 느낀다. 관심의 대상이 있어야 재미가 있다. 공부의 주제, 즉 내가 좋아하는 것을 발견해야 한다. 친구들 중에 ‘너는 네 맘대로 인생을 사는 게 부럽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너는 뭘 좋아하는데?’라고 물어보면 답을 못한다. 돈이 많고 적음의 문제도 아니다. 공부만큼 돈이 적게 드는 것도 없다. 지금 내가 행복한 것도 공부하는 것이 있어서다. 그것을 정리해서 책으로 펴낼 생각을 하니까 설렌다.





결론은 이렇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나의 작업에 고독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나의 경험에서 보았을 때, 내가 solitude의 단계에 접어들면 

더 작업이 잘 된다는 것. 

여기서 작업이 잘 된다는 것은 

내가 스스로 만족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새로운 테이블 웨어는 만족할 만한 퀄리티와 재미있는 요소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EVERYDAY 키워드가 나의 작업에서 중요한 만큼 

정말  EVERYDAY 에 사용할 수 있는 아트워크를 선보이고 싶었다. 


매일 사용하는 식기에 친근감이 있고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감상용보다는 더 사용하는 사람과 유대관계를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작품으로도 내가 감염시키고 하는 바를 담고  

시각예술로써 표현하고 싶었다. 


관람객들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아직 나는 모른다.

이제 내 손을 떠나서 감염을 시킬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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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Ceramic Artist Sun Ae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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