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도예가로 살아가기 둘. Early-career ceramic artists 위한 기회들

영국에서 도예가로 살아가기

둘.  Early-career ceramic artists 위한 기회들

 

졸업 후의 초기 경력(Early-career) 혹은 영아티스트( Young Artists) 라고 불리는 그룹은 보통 크게는 정규/시간제( full-time, part-time) 예술가로 나누어집니다. 예술가도 무슨 시간제 예술가가 있느냐 하는 분들이 있으실 수 있겠지만, 살인적인 물가와 집세로 유명한 런던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부분의 젊은 예술가들이 데이잡( 주업,Day Job)이라 불리는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런던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일입니다. 데이잡이란, 예술가들이 자신이 선호하는 ‘업’을 위해서 꿈을 위해 천천히 달려가는 동안 생계를 위해 유지하는 직업을 표현하는 단어로 자주 쓰입니다. 많은 런던의 예술가들이 현재 시간제 일로 플랫(Flat, 영국의 대표적인 주거 형태) 월세, 전기, 가스 세, 식비 외의 세금 등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해결하고 자신이 원하는 사회적 위치에 올라가기 전까지 예술가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예술가들이 많습니다. 제가 공동 설립자로 있는 스튜디오 매니폴드(Studio Manifold)의 작가들을 예로 들면 대학교 시간 강사, 교수, 테크니션(Technician), 갤러리 도예 코스 등에서 교육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작가들도 있고, 예술 관련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는 일주일에 4일을 정규직으로 일하는 작가, 디자인 회사에서 주당 2~3일 일하고 있는 작가, 일주일에 5일 풀타임 정규직으로 특별한 마네킹을 만드는 회사에서 일 하기도 하고, 런던의 하이패션 부티크에서 일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예술 관련 산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주업뿐만 아니라 스튜디오 작가들과 함께 혹은 개인으로 프로젝트를 하고, 커미션(Commission)을 받아 작품을 만들기도 하며 레지던시에 참여하기도 하는 등 바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전시를 해서 판매가 되거나 기금을 받아서 하는 프로젝트 등은 덤이 아니라, 생활비로 바로 쓰이기도 하고, 또 다른 프로젝트를 위해 투자되는 돈으로 사용합니다. 주위의 예술가 친구들을 보면 이렇게 풀타임 혹은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면서 작가 활동을 하는 전문 작가들이 많은데, 이런 자유로움이 가능한 이유는 영국의 주 5일제 근무, 해마다 25일을 휴가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점, 사회적 문화적인 다양성 인정, 야근이 거의 없는 근무 시간 등의 복지 후생 제도가 잘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규직으로 일하더라도 언제든지 자유롭게 휴가를 내어서 레지던시나 전시 활동에 참여할 수 있고, 주말이나 밤을 이용해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영국의 크라프트 카운슬(Craft Council)에서 2010년에 발표한 자료(Crafting Futures: A study of the early careers of crafts graduates from UK higher education institutions)로는 현재 활동 하는 공예가 중 반 이상이 두번째 경력(Second Career)라고 합니다. 그래서 영아티스트라고 하면 나이가 어린 예술가를 명명하는 경우도 있지만 예술이 두번째 이상의 직업일 때 그 직업의  단계에 따라서 초기 경력( early-career)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영국에서는 나이에 제한을 두지 않고, ‘졸업 후 몇 년 이내’ 식으로 표현을 하며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기본으로 삼고 있습니다.

 

 

영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에게 기본이 되는 복지 제도 안에서 영 아티스트를 위한 정부 기관들의 기회도 많은데요, 영국의 공예 협회 기관으로는 가장 큰 크래프트 카운슬(Craft Council)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이곳은 ‘영국을 현대 공예를 만들고, 보고, 모으고 배우는 가장 좋은 장소로 만들자’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목적을 가지고 영국의 다양한 기관과 같이 협력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핫 하우스(Hothouse)라는 프로그램은 특별히 젊은 예술가(Emerging Makers)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졸업 후 2년 이내에 지원할 수 있는데, 비지니스 관련 전문 기술, 일대일 지원, 창작 개발 프로그램 등을 6개월 동안 무료로 지원해 줍니다. 파이러링 업(Firing Up) 프로그램은 영국의 초등학교들과 젊은 도예가들이 함께  다시 한 번 도예라는 장르에 대한 가능성을 심어주고, 잠자고 있는 학교의 가마들을 다시 사용함으로써 다양한  도예활동을 미술 교육 과정의 하나로써  보여주므로써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직업 선택의 길이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하기 위해 2010년 부터 투자하고 있는 프로젝트입니다. 젊은 도예가들은 이 프로그램의 리더 혹은 선생님으로 지원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회뿐만 아니라 크라프트 카운슬 자체 홈페이지에는 공예 전문 관련 일이나 전시, 판매, 프로젝트 기회들이 많이 올라와 있습니다.

 

젊은 작가들은 졸업 후에 보통 바로 스튜디오를 얻는 사람들, 도예가 어시스턴트로 들어가는 경우, 레지던시를 지원해서 하는 경우 그리고 마지막으로 석사나 박사 과정에 진학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게는 바로 그 다음 레벨으로 학교에서 교육을 받는 것은 드물고, 석사 혹은 박사 지원 전에 다양한 경험을 쌓으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40대 50대의 나이의 학생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작업을 이어서 하려는 젊은 도예 관련 졸업자가 런던에서 장 단기로 렌트가 가능한 도예시설이 있는 스튜디오로는 Chocolate Factory N16 Studios Great Western Studios, Cockpit Arts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속해 있는 스튜디오 매니폴드 (Studio Manifold)에서는  간헐적으로 스튜디오 구성원이 레지던시를 가거나 할 때면 모두의 동의 하에 단기로 매니폴드 친구들( Friends of Manifold) 프로그램을 시행 하기도 합니다. 

 

레지던시를 지원하고 싶은 젊은 예술가들은 다양한 레지던시에 대해 조사와 연구를 거쳐서 지원하게 되는데 그중 하나가 빅토리아 앤 앨버트 뮤지엄( Victoria & Albert Museum, 이하 V&A)입니다. 이곳은 이미 자리를 잡은 도예가들의 레지던시를 주로 공모하지만, 가끔 영 아티스트에게 기회를 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큰 레지던시(Artist Residency) 뿐만 아니라 짧게는 1~2주부터 길게 1~2년까지 기간을 정해 놓은 레지던시가 영국 전체와 유럽에 많으므로 레지던시를 통하여 경력을 쌓으면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하기도 합니다. 보통 레지던시는 기금을 지원을 받아 들어가게 되는데, 영국에는 영국 사람들/유럽 사람들을 위한 크고 작은 기금이 다양하게 많아서 프로젝트에 따라서 기금을 지원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