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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TISH CERAMICS/도자기로 보는 인생

도자기로 보는 인생: 사랑과 힙합


몇년간 음악을 듣지 않고 살았던 때가 있습니다. 왜 그랬는지 삶도 지치고 스트레스도 더 받았습니다. 한국에서는 라디오만 틀면 나오는 음악들을 마음껏 들을 수 없는 영국에 살아서 인지, 팝송을 듣는 것도 아니었는데 음악과 잠시 멀어져 갔습니다. 그리고 올해가 되어서야 저는 제 늙어가는 아이폰에 벅스 앱을 깔아서 월 정액권을 사서 음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 가을에 갔을 때 Mnet에서 아주 재미있는 프로그램 하나를 보았습니다. 지하철 광고판에도 엄청나게 크게 붙어 있던 WIN이라는 프로그램이었는데 그 광고를 보고 문화 충격을 느꼈습니다. 저는 이제 한국에 갈 때마다 오히려 반대로 문화충격을 느끼는 사람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 프로그램은 어린 친구들이 연습생으로 있는 YG 엔터테인먼트의 빅뱅 다음으로 보이 그룹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프로그램 이었습니다. 저는 정말 열심히 보았습니다. 아이돌 1세대 팬인 경험도 있었지만, 왠지 그 나잇때의 저를 보는 느낌이 들어서 정말 손에 땀을 쥐어가면서 많이 응원하였습니다. 누구 하나를 응원한 것이 아니라 거기에 나오는 모든 이가 스스로의 싸움과 전쟁에서 주눅들지 않기를, 포기하지 않기를 응원했습니다. 너무 어린 나이인데 이러한 혹독한 시련을 견뎌야 하기에 왠지 마음이 찡했습니다. 프로그램 자체가 편집도 정말 잘 하였고 무엇보다 그 어린 나이에 꿈을 위해서 싸워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정말 현실적으로 보여졌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가 가장 주목한 것은 연습생들이 배틀을 위해서 자작곡을 쓸 때나 개사를 할 때 자신들의 이야기를 쓴다는 점이었습니다. 저는 그것이 신기했습니다. 그렇게 연습생들의 삶과 경쟁을 마치 다큐멘터리 예능처럼 보여주고, 그 삶, 힘든 과정, 시련, 꿈 등을 직접 가사를 쓴 노래와 퍼포먼스를 들으니 공감이 더 되더라고요. 


저는 음악에 관해서 조예가 있는 사람은 아닙니다. 친구들 중에는 여러장르 다 모아서 한 클래식 한다는 친구들은 정말 많은데, 대중가요를 하는 친구들은 없네요. 아는 비보이 오빠 정도?가 전부 ㅋㅋ 입니다. 하지만 저는 요즘에 힙합관련 장르 음악을 들으면 예전의 노래보다 마치 작사자나 가수의 실전 경험이나 스토리를 가지고 노래를 하는 것을 더 많이 생겼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스토리가 있는 예술을 좋아하고 제 작업도 나래티브가 강하기 때문에 더 귀에 들어 왔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예를 들면 산이의 Not Based On the True Story 앨범, 언터쳐블의 Trip 앨범 그리고 ....솔직하고 진솔한 이야기 들을 하는....
아~~~작곡자, 작사자, 가수, 음악 비평가 등등  어디 없나요? 인터뷰 좀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노래의 가사에 관련해서 트랜드나 이러한 가수들의 경험을 이야기 하는 것, 예전에는 약간 추상적으로 애매모호한 사랑이야기가 많았는데 요즘은 어떤지 저보다 전문가가 말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답답!해요 ㅜ 들어서 느꼈는데 예를 제대로 쓸 수 없을 정도로 문외한입니다.


오늘은 왜 이렇게 서론이 길었냐구요?(As always!)

사실은 오늘 음악 이야기가 아니라 도자기로 보는 인생: 사랑 편의 사랑과 힙합이야기를 하려고 하는데요. 이미 포스팅이 정말 길게 가버렸네요 ㅋ 이제 도자기 이야기 들어갑니다.


예전에 도자기와 춤의 관계 포스팅 할 때 잠시 이야기 했지만 

19세기의 영국 도자기 중에 스태포드셔 도기 피겨린(Staffordshire Earthenware Figurine) 이라는 도자기 인형들이 있습니다. 그 피겨린들의 주된 디자인이 어디서 나왔나 하면, 당시 유행 하던 노래, 연극, 오페라 등에서 많이 나왔습니다. 특별히 이러한 공연을 하는 극장 앞 길거리에서 마치 엿장수 처럼 목에다 매고 도자기를 팔았습니다. 오늘날로 이야기 하면 One Direction이나 빅뱅이 콘서트라도 하면 빅뱅 피규어를 그 앞에서 판매했다~이런 의미가 되겠죠? 전 바로 삽니다. 빅뱅이면:)

특이하게도 19세기 영국에서 Madame Vetris에 의해 불려졌던 'Buy Image'라는 발라드 노래는 이러한 도자기 판매원에 관한 노래가 쓰여져 있답니다.  여기서 이미지( Image)라는 말은 도자기라는 말입니다.



이건 조금 주제와는 다른 이야기 이지만 비슷한 이미지가 20세기에 로얄 덜튼( Royal Doulton)에 의해서 만들어 지는데, 이 이미지는 스케치(The Sketch) 라는 잡지의 표지 그림을 도자기로 만든 것입니다. 이 잡지는 영국의 상류층에 대한 삶을 다루고 있는데요, 19세기 초의 앞의 이미지가 영국의 노동계층(working class)을 위한 도자기 아이템 인 것과는 달리 비슷한 이미지를 차용하는 잡지가 상류층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니 아이러니 하기도 하면서 그 관계가 참 재미 있습니다. 역시 이렇게 유행은 세월이 돌고 돌면서 반복되고, 여러 계층에서도 반복되는 것 같습니다.


WIN 프로그램으로 잠시 다시 돌아와서 생각하면, 거기에 나오는 연습생 아이들은 몇분의 퍼포먼스를 위해서 그렇게 밤새 노력을 하고 연습을 하고 가사를 고치고 또 다시 부르고 연습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저는 도자기를 만드는 작가로, 이러한 음악을 감상하다 보면, 시간과 공간을 기본으로 하는 예술 장르, 퍼포먼스 부터 이러한 대중가요의 무대까지, 음악은 도자기와는 재료성과 물질성(Materiality)가 다르다고 많이 느낍니다. 


무슨말이냐 하면, 예를 들면 남녀가 사랑에 빠지고 그 감정을 표출하는 방법이 있다고 치면, 조선시대 같으면 남자는 시를 지어 읇조릴 것이고, 여자는 남몰래 춤을 추고 가야금을 뜯으면서 노래를 불렀겠죠? 선비는 난을 치고, 나비를 그려넣으면서 은유적으로 빗대서 자신의 사랑을 표현했었을 지 모릅니다. 그 시대 한국의 도공들이었으면, 한국 도자기는 무엇보다도 비유와 상징의 표현으로 그리는 것이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학, 구름, 용, 난, 국화 등 등으로 아이템으로 그 사랑을 표현 했겠죠? 예를 들면 학끼리 서로 쫒아다닌다?? 라던가...( 예입니다 예)


하지만 요즘에 누가 시를 짓고 운을 띄운답니까? 카톡에 프로필 바꾸고 사진 바꾸고, 페이스북 상태에' 자유로운 연애중'이 너무 쉬우니까요.

데이트 가서 뭐 뭐 먹고 뭐 ~~~했다는 인증샷까지, 혹 힘든 시간이 오면 1초만에 글을 적어서 인터넷 상에 띄울 수 있는데요.

 
예술가들은 조금 더 나아가 가수면 노래에 반영을 하고 저 같은 도자기 작가는 또 그 사랑을 표현하겠죠?
오늘의 도자기로 보는 인생: 사랑과 힙합 편의 도자기 입니다.


아~~~~~역시 여자의 마음을 이해하기는 너무 어려운 것인가 봅니다.( 나 여자임)

남자: (난 잘 못한것도 없는데 왜 삐진거지?) "자기야 왜 그래~~~?"

여자: "네가 뭘 잘못했는지 말해봐~"

라는 모습입니다.

세계 최대의 난제 입니다.


이 도자기는 사실 Persuasion 이라고 이름 붙여지기도 했는데 제인 오스틴의 소설과 같은 제목의 소설로 설득이라는 뜻입니다. 과연 누가 누구를 설득 시키며, 무엇을 설득 시키고 있을까요?

 

오늘의 말도 안되는 내 맘대로 결론 입니다.


위의 남자가 2013년에 불렀을 만한 노래

 빅뱅 승리의 할말 있어요



위의 여자가 2013년에 불렀을 만한 노래

    브라운 아이즈 걸스의 어쩌다



다음스팅 영국 사람들의 사랑 단계에 대해서 써 볼 생각입니다만 :) 물론 도자기 이야기예요. 플러스 사랑~

사랑을 듬뿍 받아가시고 싶은 한국 분들, 사랑에 빠지고 싶으신 영국 페친 분들, 사랑에 빠져서 힘드신 분들, 사랑에 못빠져서 힘든 여자, 남자 모두 환영합니다~



www.sunaekim.com


사랑해 주시는 분들 늘 감사합니다.

블로그 스러운 글 솜씨도 없는데 들려서 끝까지 읽어 주시는 분들 사랑을 나누어 드리고 싶습니다.

방명록 남겨 주시는 분들 사랑사랑합니다.